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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서현우(38)에게 '악의 꽃'은 10년의 보상이다.
서현우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악의 꽃'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방송됐던 OCN '모두의 거짓말' 이후 다리 부상을 입었던 서현우에게 '악의 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유독 많은 액션을 소화해야 했고, 체중 감량 역시 동시에 이뤄졌기 때문에 체력적 고충도 있었을 것. 서현우는 "지난해 '모두의 거짓말'을 위해 20kg을 감량했었는데 '악의 꽃'을 하면서 3kg을 더 뺐다"며 "'모두의 거짓알'을 한 뒤 다리에 부상을 입어서 '악의 꽃' 촬영 직전까지 재활을 했다. 초반부터 액션도 있었고, 몸을 써야 하는 장면이 있어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뭐든 하려고 노력했고, 재활이면 재활, 액션이면 액션 모두 준비를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현우는 액션 연기에 대해 "'모두의 거짓말'은 제가 가해를 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맞는 입장이었다. 액션은 받는 입장이 훨씬 힘들다더라. 맞는 액션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저희 팀에는 액션 장인(이준기)이 계시지 않나. 이준기 형이 정말 디테일한 동작까지도 무술팀을 능가할 정도로 잘 알려줬다. 주짓수를 오래 해서 그런지, 목 졸리는 신들이 있었는데 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줬었다. 이준기 형은 무술팀도 감탄할 정도의 액션 장인이었다. 무술팀이 앞서 시범을 보일 때는 '이렇게 목이 졸려야 하나'하며 기가 막혔는데, 준기 형과 무술팀이 동작을 섬세하게 잘 잡아줘서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 '악의 꽃'의 액션은 차 밑을 기어다니고 이런 부분들이 많았는데도 제가 이번 액션이 힘들었다고 말하면 혼나야 한다. 준기 형과 (김)지훈이 형은 절벽에서도 했는데, 저는 고생하 건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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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는 이어 "김무진을 명확한 성격을 규정하고 시작하면 쉬운 부분이 있다. 대사도 태도를 취할 때 그 성격 안에서 찾아내면 되니까. 그런데 김무진은 취재를 하러 가거나 도현수나 도해수, 차지원 형사를 만날 때 다 다른 태도를 취한다. 어떻게 보면 카멜레온 같은 태도를 취하는데,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어렵더라. 막상 촬영이 시작됐을 때 '김무진을 어떻게 내놓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촬영 전에 '한 두가지로 잡고 가는 것보다는 놔보자, 준비를 덜 해보자'고 생각했다. 실제 공간과 소품이 주는 느낌을 가지고 나머지 50%를 채우자는 생각으로 갔다. 첫 촬영을 준기 형이랑 했는데, 리허설 때 제가 준비된 대사를 꺼내니 형이 '더 편하게 해도 될 거 같아'라고 하면서 리드를 해줬다. '무진아 편하게 해보자'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 고맙더라. 모든 상대 앞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그 자체가 김무진이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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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분일까.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 서현우는 "동료 배우들도 '악의 꽃'을 보고 문자를 많이 보내줬지만, 영화를 하면서 만났던 감독님들이나 제작 PD님들이 '영화 같다. 재미 있다'고 하시더라. 그 말에 울컥했었다. 보시다가 '1회부터 재미 있어서 다시 보고 있어'라고 하시는데, 드라마를 보고 재미 있다고 문자나 연락을 주실 때 울컥했고, 챙겨봐 주셔서 감사하더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악의 꽃'은 서현우가 매체 연기 데뷔 후 약 10년 만에 만난 주연 작품. 서현우는 "지난 10년간 독립영화도 많이 하고, 드라마의 짧은 역할도 많이 했었고, 상업영화도 했었는데 이 모든 것의 중간 결산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김무진이라는 캐릭터는 하나의 성향보다는 변화무쌍한 역할이더라. 다양한 면을 보여준 역할이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연기를 하면서 구축했던 질감이나 노하우를 김무진에 많이 투여를 했다. 그게 거리낌 없이 작용이 됐던 것 같았고, 참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악의 꽃'은 지난 데뷔 10년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제 연기적인 모습을 체크해보는 시간이어서 굉장히 특별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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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은 수많은 노력의 결과물이자 보상품이다. 서현우는 지금의 자신을 만든 작품으로 영화 '그놈이다'와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꼽았다. 그는 "영화 '그놈이다'가 있다. 저를 어떻게 보면 체중적으로, 외형적으로 최대 시도를 하게 만든 작품이다. 20kg이 넘는 증량을 하게 했고, 결과적으로 살도 찌우고 외모적으로 굉장한 시도를 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의 아저씨'는 앙상블에 대한 이해를 준 작품이다. '신스틸'이 아니라 신을 채우려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통해서 정말 시청자뿐만 아니라 하는 사람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었다. 영화와 드라마를 그렇게 두 작품을 뽑을 수 있지 않나 싶다"며 "최근에 '배심원들'도 분장으로 최대의 극적인 경험을 했던 거다. 양 엄지손가락밖에 없는 극적인 상황 아니냐. 그런 작품들이 스펙트럼을 열어준 것 같다. 그 정도의 극적 순간까지 가보고 나서 다른 작품들은 여유 있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10년차에 악의 꽃이 나온 거다. 김무진이란 역할도 '비열함' 비겁함으로 한 두 가지로 규정되는 역할이었다면 이 정도로 희열을 얻지 못했을 거다. 찌질하고 비열하고 순박하다가도 다양한 면모가 있어서 연기할 즐거웠던 것 같다. 10년의 중간결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지금은 서현우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중간 결산'을 잘 마친 만큼 향후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서현우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중요한 시기를 맞이한 것 같다. 어떤 작품의 어떤 방식으로 서현우란 배우의 연기를 보여줄지 고민이 많다. 이번 작품을 보면 진지하기도 했고 유머도 있지 않았나. 멜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는데 로맨틱 코미디가 됐든 현실적인 로코가 됐든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반면에 도현수에게 많이 맞아봤던 만큼, 성격이든 액션이든 센 캐릭터를 다시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아직은 방향성에 대한 혼란이 있고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서현우는 '악의 꽃'을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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