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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두 번의 개봉 변경이라는 위기 속 우여곡절 끝에 시사회로 첫선을 보인 '침입자'는 가장 일상적인 것들이 비틀리는 순간의 서스펜스를 담아내 보는 이들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몰입도를 선사했다. 극장가 코로나19 패닉을 잊게 할 웰메이드 스릴러로 등극, 오랫동안 개봉을 손꼽아 기다린 관객을 만족시킨다.
특히 기존의 코믹한 예능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송지효와 '기억의 밤' '악인전'을 통해 스릴러 장인의 명성을 입증한 김무열이 25년 만에 마주한 남매로 만나 극강의 시너지를 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성난황소'(18, 김민호 감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송지효는 데뷔작 '여고괴담 3 - 여우 계단'(이하 '여고괴담3', 03, 윤재연 감독) 이후 17년 만에 스릴러 장르에 도전, 원조 '스릴러 퀸'임을 입증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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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감독은 "코로나19로 극장이 잠시 쉬게 됐고 우리 영화를 통해 다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감독으로서 부담스럽고 조마조마한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에 이어 앞으로 개봉할 신작들에게 선례가 됐으면 좋겠다. 관객도 극장이라는 공간에 못 온지 오래되지 않았나? 우리 영화를 시작으로 안전하고 즐겁게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무열은 "지금도 최전선에서 방역에 힘쓰고 있는 분들이 많다. 우리도 우리 나름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관객이 한 명이라도 극장을 찾아준다면 관객에게 보답하는 작품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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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는 "극강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 욕심 났던 캐릭터고 시나리오였다. 영화를 보니까 후회가 된다. 너무 잘하고 싶었다. 나의 연기보다 김무열의 연기가 너무 멋있어서 깜짝 놀랐다. 내가 좀 더 잘 했으면 더 재미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 그동안 해본 캐릭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고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 나의 어둡고 진지한 모습을 손원평 감독이 잘 끌어내준 것 같다"고 머쓱해했다.
특히 송지효는 '여고괴담3' 이후 17년 만에 스릴러 연기에 도전한 것에 대해 "과거에는 주도적인 인물도 있었고 주도를 당한 인물도 있었다. 17년 후에 내게 온 스릴러는 느낌적으로 다르더라. 무게감과 생명력을 그때보다 더 불어 넣고 싶었다.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옆에서 김무열이 '그만하라'고 한다. 그냥 이 작품에 어울리고 싶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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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대중에게 소설로 먼저 인사를 드렸는데 사실 오랫동안 영화인으로 준비를 해왔다. '아몬드'를 쓸 때는 출산을 한 직후여서 영화를 촬영하거나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없는 시기였다. 그 때는 주로 시나리오를 썼다. 같은 소재를 소설, 영화로 따로 만든 이유는 나에게 오는 여러가지 단상을 다양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한 가지의 장르, 성격으로만 국한되지 않길 바랐다. 다양한 변주를 갖길 바랐다"고 밝혔다.
또한 손원평 감독은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사건과 비슷한 영화 속 설정에 대해 "요즘 사태를 보면서 우리도 놀랐다. 우리 이야기를 만들 때 어디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런 문제가 늘 있어왔고 늘 주변에 있다는 것은 누구든 잘 아는 것 같다. 소재를 단지 재미로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개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살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친밀한 가족이라는 게 가장 비밀을 담고 있고 어둠이 담겨있을 수 있다. 가족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도 허상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침입자'는 송지효, 김무열, 예수정, 최상훈, 허준석, 서현우 등이 가세했고 소설가 손원평 작가의 첫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지난 3월 12일 개봉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차례 연기, 오는 21일 개봉을 잡았지만 이태원 클럽 사태로 인한 코로나19 증가로 6월 4일로 개봉을 다시 변경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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