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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외식업계의 큰손이자 SBS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등 수많은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53)가 100회를 넘게 이어온 '골목식당'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종원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본코리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 그리고 사업가로서의 이야기 등을 털어놓았다. 백종원은 "'골목식당'이 100회가 됐다고 해서 촬영하며 그때 알았다. 제작진들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니 나도 경건해지더라. 사실 '골목식당'을 그렇게 오래 한 줄 몰랐는데, 우리가 100회를 했구나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회를 넘게 진행해온 것 역시 백종원 대표에게는 유의미한 수치이자 결과였던 셈. '골목식당'은 홍탁집, 포방터 돈가스 등 다양한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로 한 회 한 회를 채워가며 SBS의 최고 효자 예능프로그램으로 남았다.
'골목식당'에는 각종 '빌런'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매주 출몰하는 바. 이 때문에 백종원 대표는 "대부분이 오해하시는 것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홧병이 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시청자 분들은 그들이 식당 주인이라고 전제조건을 걸고 보니까 화가 나는 거다. 저는 그들이 우리 주변의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니 화가 덜 나는 거다. 이분들이 식당을 하고 있는 것 뿐이지, 사실은 그냥 내 옆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 아니냐"라고 해명했다.
평소 방송을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는 백종원 대표는 "짜여진 갱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걱정이 된다. 장소를 옮겨서 첫 방송을 할 때가 가장 두근거리고 긴장이 된다.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받은 기분이다. 모든 사장님들을 대할 때 의심병이 생기고 진심인가 싶다. 오해가 많은 것이 '너희 시청률 때문에 빌런을 섭외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작가 분들이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이 그런 성격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 그렇게 섭외를 하려면 사람을 보는 눈이 어마어마하게 있어야만 가능한 거다. 사람을 판단하려면 두 세 달은 지나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씩 알지 않나. 이 사람이 빌런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두 세 번의 미팅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대략적인 그들의 정보를 가지고 들어가는데 저도 두근거리면서 만나보고 첫 날은 제일 힘들다. 그리고 이 분의 정체는 두 세 번은 찍어야지 나오게 된다. 일부러 이상한 분들을 섭외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성격을 개조시키려는 것도 아니다. 2회차쯤 지나면서 '어이쿠'하고 놀랄 때가 있기는 하다. 심할 때는 잘 매듭을 짓고 중단을 시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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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는 '골목식당'으로 변화한 가게들에 대해 확실한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유명하다. 이미 여러차례 자사 직원들까지 보내며 검증을 이어왔던 바 있다. 그는 "내가 욕먹기 싫으니 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노력까지 하는 거다"라면서 "보람도 있고 이게 오래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이왕이면 좋은 평가를 받고 여운이 오래 가기를 바라는 건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욕이 먹기 싫어서 그렇기도 한다. 회사랑도 연관이 된 거다. 프랜차이즈 회사라는 것이 반복적으로 훈련이 돼야 하는데, 방송에 출연했던 가게들도 사실은 제가 직접 가르치는 거 아니냐. 방법을 잘 찾아내자는 마음이고 '영향이 있지 않을까'하는 오해도 받으면서 하는 거다. 가맹점을 가진 사람들이 왜 자꾸 남의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하시는데, 포괄적으로는 프랜차이즈와 개인 가게는 타깃 자체가 다르다 보니 이분들에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주는 것이 결국에는 프랜차이즈에도 자극을 주는 일이다. 경쟁력이 있는 가게가 많아져야 프랜차이즈 점주들도 마음을 편히 먹지 않고 살아남으려 노력하게 되는 것 아니겠나. 그래야 결국엔 경쟁력이 있는 음식도 생기고, 외식산업도 발달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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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의 발달을 위해 장기적으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백종원 대표는 최종적인 목표로 "후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격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을 꼽았다. 백종원 대표가 뛰어든 유튜브 산업 또한 그중의 하나에 해당한다고. 백 대표는 "처음에는 '와이프가 손해를 본 게 아니네. 사람이 의외로 괜찮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방향성이 그려지게 됐다. 우리나라 음식산업도 해외의 일본, 홍콩, 대만처럼 관광객들이 와서 맛있는 것을 먹어볼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어졌다. 우리나라가 하나의 식당이라고 생각한다면, 방송을 통해 우리의 마음들도 열린마음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백 대표는 "기부도 마찬가지"라며 "처음에는 '이 시점에서 기부하면 착하다고 하겠지'라고 시작했는데 칭찬을 받으니 더 좋은 에너지가 생기고 중독성이 생겨서 하게 됐다. 결국에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니 하는 일들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방송가는 '백종원이 없으면 안된다'는 이야기까지 돌 정도. 백종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그가 보여줄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백종원 대표는 앞으로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열중할 예정이다. 백 대표는 "'SBS와 전속계약 했느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며 "이왕이면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지금 당장은 '맛남의 광장'에 충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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