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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약왕' 언론시사회가 14일 오후 서울 CGV 용산에서 열렸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송강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의 아이러니를 스크린에 구현했다. 대한민국에서의 실제 마약 유통사건들을 모티브로 재창조한 '마약왕'은 19일 개봉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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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훌륭한 분들이 짐을 덜어주셔서 견딘 것 같다."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 유통사건의 배후이며 마약계의 최고 권력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마약왕을 다룬 범죄 영화 '마약왕'(우민호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마약왕'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의 송강호, 마약 근절을 목표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열혈 검사 김인구 역의 조정석, 1970년대 사교계를 주름잡았던 로비스트 김정아 역의 배두나, 사촌 형 이두삼을 따라 밀수업에 동참하게 된 이두환 역의 김대명, 이두삼의 우여곡절을 함께 한 조강지처 아내 성숙경 역의 김소진, 그리고 우민호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이면을 리얼하고 짜임새 높은 스토리로 구성, 역대 청불 영화 최고 흥행 신기록을 세운 '내부자들'(15)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우민호 감독의 3년 만에 신작 '마약왕'. 올겨울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오른 '마약왕'은 마약을 소재로한 파격적인 스토리와 연출, 여기에 충무로 명배우들의 명품 연기의 향연으로 13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순삭(순간삭제)하게 만든다.
특히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괴물'(06, 봉준호 감독) 등 소시민적인 페이소스를 통해 관객을 사로잡으며 충무로 최고의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한 송강호는 '마약왕'을 통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해 눈길을 끈다. 한국영화상 유일무이한 캐릭터 이두삼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송강호. '장르가 곧 송강호'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마약왕'이 탄생했다.
또한 '마약왕'은 송강호와 '관상'(13, 한재림) 이후 재회한 조정석, '복수는 나의 것'(02, 박찬욱 감독) '괴물'(06, 봉준호 감독)에 이어 '마약왕'까지 세 번째 호흡을 맞춘 배두나의 만남과 여기에 충무로 '심(心)스틸러' 김대명, '여자 송강호' 김소진, '천의 얼굴' 조우진 등의 가세까지 더해 완벽한 캐스팅의 조화를 이루며 2018년 마지막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날 송강호는 "'마약왕'의 이두삼은 내가 지금까지 했던 인물들과 달랐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희노애락, 흥망성쇠를 다 담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배우로서 호기심이 갔었던 것 같다. 관객이 이 영화를 통해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텐데 마약이라는 것이 어마어마한 사회의 악이지 않나? 아시다시피 사라진 게 아니라 존재하지 않나? 그런 지점에서 가볍지 않은 엔딩을 만들고 싶었다. 정확한 메시지를 던진다기 보다는 마약이라는 사회 악의 존재에 대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그는 "거꾸로 매달려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힘들더라. 실감남게 보이려면 실제로 맞아야 했는데 그 장면이 정말 고통스러웠다. 그런 부분도 힘들었지만 마약의 경험이 나뿐만 아니라 전무한데 그런 연기를 표현하기 어려웠다. 힘들다기 보다는 연구를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했다"며 "혼자 지게를 지고 간다는 느낌 보다 함께한 배우, 스태프들과 같이 지고 가는 느낌이었다. 감사함,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훌륭한 분들이 짐을 덜어주셔서 견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특히 송강호는 영화 말미 모피 코트와 속옷만 입고 등장해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이에 "파괴적인 모습이 리얼하게 드러날 것 같아 그런 의상을 선택하게 됐다. 사실 하얀 사각 팬티를 입었는데 그래서 민망하기도 했지만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좋은 의상이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조정석은 "경험하지 못한 마약의 생경한 느낌을 송강호 선배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다"고 감탄을 자아냈다.
배두나는 "처음 이 작품을 제안받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마약왕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지만 블랙 코미디적인 내용이 끌렸다. 송강호 선배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도 오랜만에 너무 기대가 됐고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도 기대가 돼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괴물' 때 송강호 선배를 큰오빠라고 불렀는데 이런 큰오빠와 사업 파트너이자 애인 연기를 하려니 많이 재미있었다. 송강호 선배도 촬영하면서 '내가 살다살다 배두나와 이런 연기를 해본다'고 웃었던 것 같다. 감회가 새로웠다"고 송강호와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김대명은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송강호 선배를 포함한 배우들, 우민호 감독과 호흡이 정말 기대됐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김소진은 "실제 이런 사건들이 있었다는 게 정말 생소했다. 인물의 중요한 순간이나 갈등이 구조적으로 얽혀 가는 지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한 인물의 긴 시간동안 삶에 빠져들어 살아보고 싶었던 것 같다. 성숙경은 변화무쌍한 삶의 옆에서 가깝게, 혹은 크게 영향을 받은 인물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상황을 이 작품을 통해 모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함께한 많은 배우들과 같이 연기해 더욱 좋았다.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드는데, 무언가 이두삼이 끝까지 멈추지 않는 그런 정서들을 따라가다 보니 굉장히 많이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 긴장도 계속됐다. 과연 그 끝이 어딜까 싶다. 또 울컥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질문을 던져준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김소진과 부부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연극할 때부터 좋아했던 후배였는데, 멀리서 지켜본 좋아하는 배우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김소진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가 아닐까 싶다. '마약왕'과 더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다. 아름다움과 극에 맞는 연기를 잘 한 것 같아 너무 만족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김소진은 "송강호 선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 장면은 긴장하면서 찍었다. 그동안 긴 호흡을 가지고 촬영한 영화가 없어서 많이 몰랐고 많이 어려웠다. 아무래도 부부 역할이라 송강호 선배와 촬영하는 분량이 다였는데 그런 부분들을 송강호 선배가 많이 배려해주고 기다려 줬다. 배우가 때로는 주저하거나 확신이 안 설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나를 모른척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감사했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함께한 호흡을 많이 보고 듣고 계신다는 에너지를 느끼니 굉장히 든든했다. 불안한 부분도 있었지만 편안하게 숨 쉬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시기를 영화 안에 담다 보니 걱정이 많았다. 소시민에서 마약왕으로 되는 인물이고 그 인물이 몰락하는 과정을 담았다. 변화무쌍한 캐릭터인데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송강호와 다른 배우들을 믿고 도전하게 됐다"며 "실제 마약 사건들을 보면서 이해가 안됐고 아이러니한 지점이 생겼다. 시나리오를 위해 조사를 하다보니 어쩌면 그 시대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 블랙 코미디로 풀었던 것 같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부터 '마약왕'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생각했다. 그렇다고 감독으로서 더 세게 찍어야겠다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다.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담아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왕'은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이성민,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이 가세했고 '내부자들' '간첩'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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