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 체감온도와는 전혀 다른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24일 방송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는 김무영(서인국)과 유진강(정소민)의 깊어지는 로맨스와 목숨을 건 김무영의 사투가 그려지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유진강은 김무영의 돌직구 고백을 거절했으나 김무영이 정체불명의 장정들에게 무자비한 구타를 당하고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자 뜨거운 눈물을 았다. 엄초롱(권수현)과 데이트 하면서도 김무영의 얼굴을 떠올렸고,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난 김무영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등 모진 말을 내뱉으면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멈추지 못했다. 김무영 또한 밤잠 설치며 자신을 간호하는 유진강의 손을 잡고 안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그저 애틋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서로를 강렬히 원하면서도 자꾸만 엇갈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김무영은 장우상(도상우)을 타깃으로 위험한 게임을 펼쳤다. 김무영은 장우상에게 그가 저지른 무자비 폭행 사건과 백승아(서은수)를 게임 타깃으로 삼은 이유를 밝히며 그를 도발했다. 자신의 목숨까지 건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 것. 이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휘몰아치는 전개로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며 '시간순삭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분위기만 보면 대단하다. 팬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의 작품성과 함께 서인국의 연기력을 극찬하며 세상 다시 없을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청률은 반비례했다. 이날 방송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2.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3일 4%의 시청률로 기세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결국 3%대 마지노선까지 붕괴되며 시청률 면에서 난조를 보이고 있는 것.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의 실패 요인은 명확하다. 타깃 선정에 실패한 게 큰 원인이다. 해외작품 리메이크가 모두 그렇지만 특히 일본 드라마는 특유의 정서와 색이 강하다. 그래서 그 코드가 통하는 이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어도 일반 대중의 구미까지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할 때는 국내 정서에 충족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한데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이 부분은 간과한 듯 원작을 그대로 살리는 데만 집중했다. 더욱이 20여 년전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원작 코드에만 집중하다 보니 당시 일본 특유의 마이너 감성만 부각됐을 뿐 트렌디함을 찾을 수 없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원작 팬들을 사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러기엔 또 부족했다. 일반팬들은 드라마 특유의 무게감과 서스펜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좋은 평을 내리고 있지만 원작팬들이 보기엔 원작 고유의 분위기와 무게감이 많이 경감됐고 이 때문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마저 약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박성웅의 절제된 연기와 정소민의 감성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서인국의 연기에 대한 평이 갈린다. 팬들은 '인생 연기'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지만, 기무라 타쿠야의 연기에 비해서는 결이 가벼워 후반부 극한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의 무게감을 지금의 가벼운 캐릭터로 풀어낼 수 있겠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서인국의 군면제 논란으로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는 부정적인 인식이 박혀있다는 것 또한 드라마에 악재로 작용했다.
즉 회심의 화제작이 시청률 2%대까지 하락했다는 것은 '팬'을 위한 드라마일 뿐 일반 대중에게 어필하진 못했다는 뜻이다. 어쨌든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갈수록 깊어지는 미스터리와 서인국-정소민의 애절한 로맨스가 초반 루즈함을 극복하고 시청층을 끌어올 수 있는 반전의 키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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