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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만평] '왕좌' 내준 LCK, 도전자로 재출발해야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8-10-25 08:35





'디펜딩 챔피언' Gen.G(이하 젠지), LCK 서머 우승팀 kt 롤스터, LCK 스프링 준우승팀 아프리카 프릭스가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함께 침몰했다.

한국(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이하 LCK)는 2012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정식 서비스 이후 치러진 '롤드컵'에서 2012년 아주부 프로스트가 준우승한 이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다른 나라에 내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6강 '그룹 스테이지'에서 '2017 롤드컵' 우승팀 젠지가 1승 5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탈락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생각했던 kt 롤스터와 '롤드컵' 첫 출전이었지만 10인 로스터를 바탕으로 단단한 운영을 보여줬던 아프리카 프릭스는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10월 14일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젠지가 보여준 1승 5패라는 결과물은 많은 LCK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젠지는 패배가 확정된 이후에도 같은 상황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인 베트남의 '퐁 부 버팔로'나 미국의 '팀 리퀴드'와 달리 맥없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젠지가 탈락했어도 kt 롤스터와 아프리카 프릭스가 있었고, 두 팀이 서로 8강에서 좋은 대진표에 위치하며 LCK 팀 간의 결승 내전도 꿈꿀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kt 롤스터는 20일 치러진 8강에서 중국의 IG에 세트 스코어 2대 3으로 분패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북미 클라우드나인(C9)에 0대 3으로 완패하며 C9이 북미 팀 최초로 4강에 진출하게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LCK의 부진으로 '타성에 젖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투자의 경우, 유럽 역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EU LCS라는 1부 리그에서 활동하는 팀이 2부 리그에도 '아카데미' 팀을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했고, 한국도 삼성과 CJ E&M이 발을 뺐어도 젠지와 한화생명이 LCK에 진입하며 투자 부분에서 그렇게 모자란 것은 아니라는 평이 다수다.

대신 LCK는 이번 롤드컵에서 메타(플레이 성향)에 맞는 유리한 밴픽(선택과 금지)을 풀어주는 전술, 그리고 경기 중 서로 교전을 피하고 '턴'을 주고받으며 틀에 갇힌 것처럼 플레이하는 전략에 안주한 점이 주요 패인으로 지적됐다. 빈번하게 교전이 발생해 '스킬 적중률'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이번 '롤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보여줬던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압살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 팀에 휘둘렸다.

결국 LCK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자국에서 개최된 '롤드컵'에서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전멸'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 부진의 결과는 LCK 3번 시드 팀이 향후 '롤드컵'에서 16강 '그룹 스테이지'가 아니라 24강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LoL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2년 동안의 국제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시드권을 배분하고, 최상위 시드를 결정했다. 최상위 시드의 경우 MSI 4강 지역에 그룹 스테이지에서 최상위 시드를 배정한다. 2018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4강에는 LCK의 킹존, 유럽(EU LCS)의 프나틱, 중국(LPL)의 RNG, 대만-홍콩-마카오(LMS)의 플래시 울브즈였다.

LCK, LPL, NA LCS(북미), EU LCS, LMS 등 5대 메이저 지역 리그 중 한국은 8강에 한 팀도 진출하지 못한 LMS 다음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2년 동안 LCK는 MSI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롤드컵에서 1회 우승, 1회 준우승과 2회의 8강 진출을 기록했다.

LCK 팬들은 세계 무대에서 SKT T1, 삼성 갤럭시와 같이 적극적인 투자로 인재를 영입해 '피지컬(신체적 능력)에서 밀리지 않고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찍어 누르는 모습'을 보여줬던 팀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LCK는 '와디드' 김배인을 영입한 유럽의 G2 e스포츠, '루키' 송의진과 '듀크' 이호성, '더샤이' 강승록 등을 영입한 중국의 인빅터스 게이밍(IG)와 같이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LCK 팀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LCK 팬들은 젠지의 탈락이 확정된 순간에도 RNG를 상대하는 젠지를 목청껏 응원했다. 탈락이 확정된 순간에서도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베트남의 '퐁 부 버팔로', 북미의 '팀 리퀴드'가 그랬듯이 팬들을 위해서라도 LCK는 달라져야 한다. 5년 동안 지켜온 '롤드컵 왕좌'를 내준 LCK는 결국 4년 만에 자국에서 개최된 '롤드컵'에서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제 LCK는 '챔피언'이 아니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세계 최강' 탈환을 노려야 한다.

그림 텐더 / 글 변인호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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