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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레토'는 제 인생을 바꿨어요" 15년간 무명 배우의 길을 걸었던 배우 유태오는 프랑스 칸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내 감격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교포 출신인 유태오는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 이후 한국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중국, 헐리우드 영화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2015년에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드레이크 도레무스 감독,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SF 헐리우드 영화 '이퀄스'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2000:1의 경쟁을 뚫고 빅토르 최 역할에 캐스팅되며 출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공식 상영회 이후 해외 유수의 매체로부터 빅토르 최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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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명 배우였던 그는 어떻게 러시아의 거장 감독의 영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됐을까. 그는 마치 '운명' 같았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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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키릴 감독은 왜 무명의 배우 유태오에게 '빅토르 최'를 맡겼을까. 그는 "감독님이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었다고 하더라. 첫 번째는 한국 사람이여야 할 것. 두 번째는 어려보여야 할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할 것. 연기 경험이 있어야 하는 거였다"고 말했다.
"오디션 당시 감독님께서 빅토르 최에 대한 제 해석이 마음에 드셨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빅토르 최는 남성의 상징, 변화의 상징, 마초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본 빅토르 최는 달랐다. 그의 옛날 음악을 해석보면 굉장히 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까 화가도 꿈꿨다고 하더라. 혼란과 멜랑꼴리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도 그 해석이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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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랫동안 무명생활을 보낸 유태오. 그는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되기까지 "포기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솔직히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아내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을 때, 나를 유일하게 믿어준 사람이 바로 아내다. 아내 덕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잇었다.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5년 이라는 무명생활을 끝내고 자신을 전 세계에 알려준 '레토'에 대해 유태오는 "제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비슷한 삶을 산 빅토르 최와 전 운명이었던 것도 같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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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레토'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