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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 리뷰]"액션 없는 첩보물"…공식 깬 '공작', 칸을 뒤흔든 이유(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5-12 10:41



[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스파이 첩보물은 '액션 영화'여야만 한다는 공식을 과김히 깨버린 '공작'. 제71회 칸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은 '공작'은 액션신 하나 없이도 긴장감과 스릴을 자아내는 지적이고 새로운 스파이 첩보물이 신기원을 열었다.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으로 초청된 '악녀'가 21일(현지시각) 밤 11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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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등의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을 초청해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는 섹션으로,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달콤한 인생'(05, 김지운 감독) '추격자'(08, 나홍진 감독)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곡성' (16, 나홍진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17, 변성현 감독), '악녀'(17, 정병길 감독)이 초청됐다. 특히 이 가운데 '부산행'은 칸 영화제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156개국에 선판매 된 후 천만관객을 돌파했으며 '불한당'은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며 유례없는 재상영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미드나잇 스크리닝 흥행사(史)를 올해엔 '공작'가 이어받아 또 한 번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공작'은 최근 첩보영화의 주류로 자리 잡은 액션 히어로 문법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인물들의 치열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하는 '공작'은 내용과 메시지 보다는 화려한 액션, 숨가쁜 추격적, 화려한 무기 등에 중점을 두며 오락영화의 성격을 짙게 띄던 기존의 첩보영화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 역을 맡은 박성영(황정민)을 비롯해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이성민), 공작전을 기획하고 지시하는 남측의 국가안전부 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 북경 주재 북이 국가안전보위부과장 정무택(주지훈) 등 모든 인물들이 눈빛과 숨소리 등 세밀한 묘사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더욱이 실제 남북 분단 상황과 95년도의 정치적 경제 상황, 대선 예측 상황이 섬세하게 그려지며 영화의 사실감을 더한다. 지금 남북 현실과 닮은 듯 미묘하게 다른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스크린에 살려낸 '공작'은 허무맹랑한 기존의 스파이 영화가 주는 식상함을 벗어던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작'은 '절대 악(惡의) 응징'이라는 전형적인 첩보물의 전형도 깨부쉈다. 적국이면서도 같은 민족이라는 한번도의 지리적 특수성을 그대로 살린 '공작'은 절대적이고 완벽한 악을 설정해 놓고 그를 처단하려는 일차원적인 스토리에서 완벽히 벗어났다. 누가 우리편이고 누가 적인지 알 수 없이 명확히 교란시키는 '공작'의 스토리는 최근 급진적으로 달라진 현재 남북정세와 맞물러 영화에 대한 흥미를 더욱 끌어올린다.

한편,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공작'은 올 여름 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영화 '공작'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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