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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연출가 로베르 르빠주의 '달의 저편', 15년 만에 다시 한국 온다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04-24 10:19


◇로베르 르빠주의 '달의 저편'이 1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캐나다의 '천재 연출가'로 불리는 로베르 르빠주(Robert Lepage)의 대표작 '달의 저편(The Far Side of the Moon)'이 15년 만에 한국관객을 다시 찾는다.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LG아트센터.

지난 2000년 퀘벡에서 초연된 '달의 저편'은 19년간 50여 도시에서 공연되며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르빠주의 대표작이다. 2003년 LG아트센터 공연에서도 평단과 관객의 격찬을 받았다.

로베르 르빠주는 창의적인 스토리텔링과 독창적인 무대 연출로 연극계의 혁신을 일으킨 아방가르드 연극의 대가다. 이미지와 영상, 첨단 무대 장치를 활용한 그의 작품들은 현대 연극의 경계를 확장시켰다고 평가 받는다. 2002년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 2007년에는 공연예술계 최대 영예인 '유럽 연극상'을 각각 받았다.

르빠주의 작품은 지금까지 세 편이 국내에서 공연됐다. 2003년 '달의 저편'을 시작으로, 2007년 '안데르센 프로젝트', 2015년 '바늘과 아편'이 LG아트센터에 올랐다.

주인공 필립은 우주개발의 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내성적인 연구생이고, 동생 앙드레는 잘 나가는 TV 기상 캐스터다. 필립은 동생을 세속적이라고 생각하고, 앙드레는 형이 자존심만 강하다고 생각한다. 두 형제는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나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언쟁을 벌인다.

'달의 저편'은 우주개발 경쟁 시기에 유년기를 보냈던 로베르 르빠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는데, 르빠주는 성격과 가치관이 서로 다른 두 형제의 대립을 '달 탐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의 역사와 중첩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135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동안 출연 배우는 이브 자끄, 단 한 명뿐이다. 캐나다의 명배우 이브 자끄는 주인공 필립과 앙드레를 비롯해 엄마와 의사 등 모든 등장인물들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극을 이끌어나간다.

지구 위에서 서로 갈등과 충돌을 거듭하면서도 우주 너머의 공간과 미지의 존재를 탐색하고자 하는 인간들. 우주개발이 인간의 호기심이 아니라 나르시시즘에서 시작되었다는 화두를 던지며 시작하는 '달의 저편'은 마치 거울처럼 지구를 비춰주는 달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보여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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