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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엄마 한번만 더 유괴해주세요"
"버려진 기억을 안고 스스로 외롭지만 용감하게 컸다. 그런 수진이가 다른 아이에게 손을 내민거다"라며, 특히 "자기 배로 아이를 낳아야만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자가 엄마가 된다는 건 작은 존재에게 자기를 다 내어줄때다. 혜나 엄마는 낳기만 했지 엄마가 아니다. 우리 수진이가 진짜 엄마다"라고 일침했다.
잡혀 온 수진은 혜나의 안부만 물으며 "무죄 아닌 죄값 받겠다"라고 변호사에게 이야기했다. 모든 사람들이 수진의 행동에 대한 동기가 궁금한 가운데, 수진은 아무런 변론을 하지 않은 채 입을 닫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 창근(조한철)은 "수사 중 만난 모든 사람들은 두 사람이 진짜 모녀 관계로 보인다고 했다"라며 "자신의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직 혜나만을 위한 행동이라면 설명이 된다"라고 추측했다.
결국 수진은 최후 변론에서 그 동안 담아 둔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엄마가 되고 싶은 적이 없었다. 6살에 버려진 후 아주 오랫동안 어머니를 원망하면서 그리워하면서 지냈다"고 운을 뗀 수진은 "그런 제가 왜 혜나를 데리고 도망을 쳤냐고요? 제가 혜나였기 때문이다. 혜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과 너무나 닮은 혜나를 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몰랐다. 어느새 내가 엄마가 되고 혜나는 제 아이가 되었는데, 혜나를 두고 돌아서야하는데 너무 고통스러워했다. 왜 경찰이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냐고요? 혜나는 당장 보호받아야했고 낯선 사람들에게 혜나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설명하기 싫었다. 제가 직접 할수 있는한 빨리 떨고 있는 아이를 안아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너무 큰 욕심을 부려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께 해를 끼쳤습니다. 도망치면서도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엄벌을 주신다해도 달게 받겠다"라면서도 "아무리 생각해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그 애의 손을 잡고 또 도망치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수진은 영신과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보호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혜나를 데릴러 가지 않았다. 이에 혜나는 수진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데 엄마, 언제 데리러 올거에요? 기다리고 있는데 몇번이나 전화했어요. 감옥에서 나왔다는 얘기 듣고. 내가 여기 주소랑 전화번호도 적어서 보냈는데 못 받았어요? 날마다 자기 전에 가방을 다시 싸요. 빨리 오세요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눈물을 흘렸다.
"윤복아, 미안해. 너무 미안해"라고 말하는 수진에게 혜나는 "엄마 한번만 더 유괴해주세요"라고 오열해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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