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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상호(40) 감독이 "'염력'은 용산 참사를 떠올리며 만든 작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좀비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 역시 녹록지 않은 초능력을 소재로 금기의 장르에 도전하게 된 연상호 감독은 독창적인 연출 세계와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다뤄 '염력'을 완성했다. 올해 개봉하는 작품 중 첫 번째 기대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염력'. 초능력 장르의 신기원을 열며 충무로 역사에 새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연상호 감독은 '염력'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많은 감독이 그렇겠지만 코미디라는 장르는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인 것 같다. 어렵기도 하고 그 어려운 것에 비해 인정 받기 쉽지 않더라. 진지하거나 이런 영화에 비해 코미디라는 영화가 어렵다. 잘해도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든 장르가 코미디다. 그래서 코미디에 도전하기 쉽지 않고 도전 의식도 생기는 것 같다.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하기도 했고 약간의 중압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잘 상상이 안 되는 장르로 도전해보고 싶어 '염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전형적인 사회파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도 아니었지만 '돼지왕'을 하면서 바뀌었다. 앞으로는 좀 더 장르성이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옥' 같은 경우도 사회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염력'을 두고 고민이 굉장히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사회적인 메시지와 재미 사이에서 어느 정도 선이 적당할 것인가에 대해 알기가 힘들더라. 한 두 명의 반응이 아니라 말 그대로 보편적인 관객의 반응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 선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더라. 만약 어느 정도 선이 적당한가에 대해 추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교주가 될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나 같은 일개 감독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실제로 '염력'은 사회성 메시지가 더 짙은 경우도 있었는데 많이 가감했다. 철거민 모습이 많이 편집됐다. 철거민이 왜 싸움하는 것인가를 이해시키려면 굉장히 힘들다. 그걸 구조적으로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아니라서 그런 부분을 많이 뺐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뺀 그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염력'은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이 가세했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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