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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저널리즘 프로그램.
작성자는 "내부고발자가 살기 힘든 세상이기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수 년간 방송계에서 작가의 일을 하며 겪었던 부조리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적었다.
이어진 글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작성자는 '시사고발 프로그램, 너희를 고발한다' 라는 소제목과 함께 2016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작가로 일했음을 밝혔다. 이어 작성자가 쓴 글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월급은 160만원, 그마저도 월별로 주지 않고 방송이 끝나면 6주 후 일괄지급.
'24시간' 근무, 2주차부터 5주차까진 밤낮, 주말없이 일을 하고 수당 없음.
밥, 커피 심부름이 주업무, 커피를 사왔더니 다른 메뉴 먹고 싶단 선배 말에 다시 내려가.
전임자는 수면 부족에 만성 두통, 종종 두통약 복용, 전태일 열사를 안타깝게한 평화시장 여공들이 생각나.
밖에서는 정의로운 척, 적폐를 고발하겠다는 피디들이 내부의 문제엔 입을 조개처럼 꾹 닫아.
출근 1주 후, PD에게 항의하자 '여기는 똑똑한 작가가 아니라 말 잘 듣는 작가를 원하는 데야. 그렇게 똑똑하게 굴 거면 여기서 일 못해. 다들 그렇게 일해왔고, 그게 여기의 규정이야'라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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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를 시청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의혹의 당사자나 관계자들에게 '집요하게' 전화를 거는 '그것이 알고싶다' PD의 투철한 취재 열정을 알고 있다.
과연 그들은 적나라한 '내부 폭로'에 대해 전화를 받고 어떤 말들을 할까.
포털사이트 기준 프로그램의 CP를 맡고 있는 박진홍 PD는 26일 스포츠조선에 "잘 모르겠다. 내가 '그것이 알고싶다'를 맡고 있을 때 일어난 일이 아닌 듯하다"라며 "현재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상황에 따라 SBS의 교양본부 PD들이 로테이션하는 프로그램이다. 정기적으로 전체 제작진이 일시에 바뀌는 개념은 아니며, 책임자인 CP의 경우 2017년 12월 30일 인사이동이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등재된 PD진은 박진홍CP, 연출 이광훈, 최성, 배정훈, 도준우, 장경주, 이큰별, 박경식. 이라고 되어있지만
현재는 김기슭 CP를 필두로 이광훈, 임기현, 장경주, 이큰별, 박지은, 박경식, 김병길 PD가 연출을 맡고 있다.
정리하자면 2016년 8월까지는 박두선 PD가 CP를, 9월 부터는 박진홍 CP 체제, 2018년 부터는 김기슭 CP가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으며 예하 PD들은 순환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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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보직 변경 후, 현재 '그것이 알고싶다'를 담당 중인 임기현 PD는 "정확한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고, 보직 변경 전과 현재도 '그것이 알고싶다'를 담당 중인 이광훈 PD는 "CP님(김기슭PD)과 상의하시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슭 CP는 "(방송사)홍보팀으로 연락하시면 된다"라고 말했고, CP의 말을 꼭 듣고싶다는 말에는 더 이상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재차 이광훈 PD에게 '김기슭CP에게 물어봤지만, 홍보팀과 상의하라고 말을 했다'며 이광훈 PD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홍보팀과 상의하시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SBS 홍보팀은 'SBS의 공식입장'이라며 2~3줄로된 문구를 보내왔다.
홍보팀은 '작가 및 보조작가의 처우 문제를 포함하여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 SBS의 대표이자 과거 '그것이 알고싶다'의 PD였던 박정훈 대표와, 남상문 현 교양국본부장을 비롯해 배정훈 PD, 박지은 PD, 도준우 PD, 이큰별 PD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나는 모른다', '전임자에게 물어보라', '홍보팀에 물어보라'는 '그것이 알고싶다' PD들의 말. 이들은 내부고발자의 처절한 절규와 이에 대해 '알고싶은' 기자의 질문에는 고발자의 표현처럼 '내부의 문제엔 입을 조개처럼 꾹 닫고'있는 셈이다.
1992년 3월 첫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대한민국의 민영 방송에서 만든 다큐 프로그램 중 가장 현존하는 최장수 프로그램이며 SBS 개국 이래 최초의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2009년 2014년에는 백상예술대상 교양 부문 작품상을, 2016년에는 SBS 연예대상 교양/다큐부문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