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이슈]"동생에 채찍만" 故전태수 아꼈던 하지원의 깊은 슬픔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8-01-22 14:03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재기를 위해 끝없이 노력하던 배우 전태수의 안타까운 죽음에 누나 하지원의 슬픔이 깊다.

소속사에 따르면 전태수는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1일 사망했다. 하지원은 故전태수의 비보로 22일 참석하기로 했던 영화 '맨허트' 기자간담회를 비롯한 인터뷰 등 스케줄을 전면 취소했다.

전태수의 안타까운 소식의 시작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SBS 아침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로 데뷔한 전태수는 '왕과 나', '성균관 스캔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누나의 특별한 후광 없이도 라이징 배우로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성장중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인터뷰를 통해 끈끈한 남매애를 드러내곤 했다. 2010년 하지원-전태수 남매는 하이컷을 통해 생애 첫 남매화보를 진행했다. 의좋은 남매는 이날 촬영에서 패밀리 특유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상큼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하지원은 남동생과 나란히 페도라를 쓴 채 보이시한 매력을 뽐냈다. 짧은 머리의 남매는 웃는 눈매와 훈훈한 이미지로 꼭 닮은 모습으로 현장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꽃미남 동생' 전태수는 첫 촬영에 다소 긴장했나 싶더니, 베테랑 누나의 자상한 귓속말 코치에 이내 편안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누나 하지원은 "우리 태수 잘하네" "우리 태수만 잘 나오면 돼요"라며 화보 촬영 내내 여섯 살 어린 동생에 대한 같한 애정과 배려를 표했다.

전태수 또한 과거 인터뷰에서 "내가 데뷔를 앞두고 있을 때 누나가 나에게 진지하게 '세상에 당근을 주는 사람과 채찍을 주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면 난 너에게 채찍밖에는 줄 수 없는 사람이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당시 전태수는 "누나 하지원이 연기자 데뷔를 반대했다"며 "육체적 고달픔보다는 내가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한 것이었다. 내 명확한 의지를 본 뒤부터는 열렬히 지지해줬다"고 말했다. 하지원 또한 과거 "동생 전태수에게 매일 잘하라고 잔소리 많이 하는 누나다.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동생이자 배우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전태수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남다른 우애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2011년 음주 상태로 택시를 탔다가 기사와 경찰을 폭행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활동을 전면 중단하며 자숙에 들어갔다. 당시 전태수는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출연중이던 시트콤 '몽땅 내 사랑'에서도 하차해야만 했다. 단 한번의 실수가 배우 인생에 치명타를 입혔다.

전태수는 오랜 시간 '누나 하지원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말라'는 팬들의 비판에 휘말렸고, 한동안 자숙 기간을 가진 뒤 2013년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제왕의 딸 수백향' 등으로 재기를 알렸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주목을 얻지는 못했고, 2014년 중국 장시위성TV 드라마 '은혼일기' 이후 4년간의 공백기를 가지던 중이었다.



인터넷에는 동생 졸업식을 챙기던 배우 누나 하지원의 다정한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하지원은 이미 세 편의 영화 '진실게임', '동감', '가위' 등을 통해 주요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고, 영화 '색즉시공'으로 흥행성과 섹시미까지 발산한 시기였다. 또한 드라마 '다모'를 촬영하며 톱스타 반열에 오르고 있던 때였다. 당시 하지원은 바쁜 스케줄과 유명세 속에서도 동생의 졸업식에 참석해 직접 축하하는 다정한 누나의 모습을 엿보였다.

더욱이 전태수는 하지원의 1인 기획사인 '해와달 엔터테인먼트'에 소속 아티스트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최근까지 그의 복귀를 위해 톱배우인 누나가 물심양면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 2년 전 2016년 1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아버지를 잃었던 하지원이 2018년 1월 동생까지 떠나보냈다.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을 이끌어왔던 하지원의 슬픔이 누구보다 깊다.

ly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