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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열연한 배우 이규형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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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반대하시지 않았다. 그래서 연기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신라의 달밤'을 첫 영화로 찍게 됐다. 그때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장기자랑을 하다 패싸움을 하는 캐릭터가 나다. 제대하자마자 25세 때부터 프로필 투어를 다녔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알아보고 같이 투어를 다녔다. 벌써 11년 전이다. 학교 선배들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 노력대비 얻는 게 없고 힘 빠지는 작업이라고 하셨다. 실제로 백 군데 원서를 내면 한두군데 정도 오디션을 보는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몇년 동안 오디션 본 게 손에 꼽힌다. 그래도 나는 후배들이 물어보면 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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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오디션이 걸렸는데 감독님이 좋게 보셨는지 목소리 출연만 하게 됐다. 감독님이 그걸 기억하고 계시다 5년 만에 '나의 독재자'라는 영화에 불러주셨다. 혹시 기회가 없어질까봐 전화번호를 안 바꾸고 있었다. 지금도 그 번호다. 그 작품이 흥행에는 실패했다. 관심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싹 빠지더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연을 열심히 하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작품을 좋게 보신 관계자분들이 여러 오디션 기회를 주셨다. 그래서 첫 드라마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었다. 역할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도 한번 불러주셨다. 그때 조단역 역할이었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열심히 하고 잘 돼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규형 뿐 아니라 최근 들어 대학로나 뮤지컬 배우들의 드라마, 혹은 영화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일까.
"예전에 지상파 밖에 없을 때는 너무 문이 좁았다. 종편 채널이 생기고 드라마도 평일 미니시리즈, 금요일 등 편성이 새로 생겼다. 이제는 배우가 부족한 시대가 왔다. 수요와 공급이 바뀌었다. 그래서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왔다. 나뿐 아니라 대학로에 정말 괜찮은 배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관계자분들도 공연 쪽에 눈을 돌리는 것 같다. 봉준호 감독님 등은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시며 박해일 선배님, 송새벽 선배님 등을 발굴하셨다. 너무 잘된 것 같다. 다양한 배우군이 필요하겠지만 연기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배우들이 대학로에 많으니 많이 공연을 보시고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엘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