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추운 날씨에 따뜻한 방 안에서 보는 재미난 드라마에 빠진 이들 참 많을 텐데요. 더군다나 고준희 오연서 크리스탈 처럼 2030 스타일 아이콘들이 안방극장을 찾았고, 한 미모 센스 자랑하는 신세경 vs 서지혜가 드라마 대결 구도로 만났으니 그럴 만도 하죠. 당대 사회의 모습과 대중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반영하는 드라마는 매체 특성상, 스타일 속 지금 가장 핫한 트렌드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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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극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제천대성 손오공(이승기) 그리고 삼장의 소명을 타고난 인간 진선미(오연서) 사이의 코믹 판타지 멜로를 그립니다. 요괴를 본다는 남다름에 어릴 적부터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늘 혼자였던 진선미는 속을 표현하기 주저하고 때로는 냉정하게 보이기도 해요. 그런 그의 성격은 옷으로도 보이는데요. 좋아하는 색은 초록이지만 나 홀로 특별히 튀어 보이지 않고 보통의 사람들에 뒤섞여 평범해지고 싶은 마음에 옷은 늘 블랙만을 고집하죠.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미모 덕에 블랙은 덩달아 가장 입고 싶은 색이 됩니다. 집에 있는 모든 검은 옷을 꺼내서 '진선미처럼' 입고 싶을 지경이니까요. 매일 같은 옷처럼 보이지만 다 다른 옷이라는 것이 포인트. 공통점이 있다면 심플한 실루엣으로 깔끔한 스타일링을 추구한다는 거예요. 겨울 블랙룩에 도전할 때 머리를 풀어헤치고 목폴라나 머플러를 착용하면 자칫 얼굴만 동동 떠다니는 몽달귀신이 될 수 있으니 최대한 깔끔하게 헤어 스타일링 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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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종영까지 2회만을 남기고 있는 tvN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진 다양한 캐릭터가 삶을 대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감옥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자꾸만 기다려지는 건 슈퍼스타 야구 선수 김제혁(박해수)의 여자친구 역을 맡은 김지호(정수정)이 등장할 때가 아닌가 해요. 친한 동생인지 애인인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썸타는 시절부터, 경기로 예민한 남친을 오매불망 기다리다 계속되는 그의 무관심에 지쳐가는 과정까지 현실 연애 속 갈등을 예쁘게 보여줬고요. 박해수 조련사라 불릴 만큼 그의 대소사를 해결하고 극의 갈등을 푸는 단 하나의 연인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니 말이죠.
특히 정수정의 사복 패션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김지호 룩 역시 그를 자꾸자꾸 보고 싶은 이유. 실제 공항패션에서 즐겨 입던 청치마 패션부터 셔츠나 니트를 활용한 데일리 스타일을 선보이니 그야말로 2030 여자 시청자들 취향 저격 그 자체였답니다. 지난 작품 tvN '하백의 신부'(2017)에서 보여준 여신 룩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줘 더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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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정해라 X 신세경
살짝은 올드한 멜로 장면도 통통 튀는 정해라(신세경)만 있으면 기분 좋은 에너지로 가득 차죠. 전쟁에서 못다 이룬 문수호(김래원)와의 사랑은 아슬아슬한 방해 사이에서도 꿋꿋한 애정전선은 썸이 난무하는 요즘 우리 모두 순정파를 꿈꾸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요. 신세경이 예쁜지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예쁘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KBS2 수목극 '흑기사'는 그만큼 그의 다채로운 매력을 200% 이끌어내며 매회 인기를 거듭하고 있답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 홈웨어의 끝을 보여준 '세경씨'는 까마득히 잊을만한 정해라의 스타 일역시 보는 재미를 더해요. 집안이 망하기 전에는 유복한 환경에서 티 없이 자란 그는 억센 사회생활 속에서도 발랄하고 당찬 모습을 잃지 않는데, 이는 고스란히 스타일로 드러나요. 귀여운 프릴이나 러플 디테일이 더해진 아우터나 블라우스가 바로 그것. 사랑스러운 옷을 입고 문수호 앞에서 새침하게 토라질 때는 어찌나 예쁜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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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속 또 다른 한 여인, 샤론(서지혜). 철저히 그의 시각으로 본다면 장백희(장미희)로 인해 뒤바뀐 운명 덕에 아씨로 살았고 '내 것이 아닌' 인연을 만나 가슴 아팠고. 질투에 눈멀어 전생의 흑기사 커플을 죽음에 이르게 해 200년간 불멸의 존재로 살며 벌을 받지만 지아비를 단 한시도 잊은 적 없는. 어 찌보면 또 다른 이름의 순정으로 비칩니다. 그 남다른 프로포션과 또렷한 이목구비라면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데 힘겨운 사랑을 계속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도 애틋한 캐릭터기도 하죠.
샤론의 패션 센스는 또 어떻고요. 이종이 가진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다소 과장되고 화려한 스타일도 마치 제 것인 듯 소화합니다. 200년 내공 담은 디테일 하나하나, 앤틱과 트렌드를 적절히 믹스해 그만의 스타일이 완성되는 거죠.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키를 지닌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의상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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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도시 북천시를 둘러싼 권력 암투와 그들의 비리를 펼쳐내는 JTBC 금토극 '언터처블'은 시원한 액션과 소름 돋는 반전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는데요. 얽히고설킨 가문의 비밀 속 팽팽한 긴장감을 더해주는 매력적인 이가 있으니 바로 구자경(고준희)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외동딸, 북천시를 주무르는 장씨 집안의 며느리, 뛰어난 지능과 내재된 야망으로 드러나는 카리스마. 이 세 가지 키워드로 드러나는 그의 존재감은 럭셔리한 패션과 함께 더 거세집니다.
자신의 지위와 위치 때문에, 딸이자 여자이기 때문에 늘 한걸음 뒤에서 절제된 삶을 살아야 했던 구자경은 아마 속에 지닌 차가운 분노를 패션으로 풀었던 것이 아닐까요. 정갈한 숏컷과 화려한 패턴&컬러 매치는 그의 시그너처 스타일. 지난 13일에는 이혼 선언 후 새로운 극 전개를 펼칠 것을 예고했답니다.
"마지막까지 자경이 입고 싶은 거 다 입어!"
dondante1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