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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공작 의혹 '국정원과 가짜보수'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8-01-15 13:11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MBC 'PD수첩'이 국정원의 불법 정치공작에 대한 의혹을 담은 '국정원과 가짜보수'를 방송한다.

국가안보 관련 정보 수집 및 수사를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비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산하에 적폐청산 TF를 설치했다. 지난 정권 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국정원의 불법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리고 적폐청산 TF의 조사 결과, 2013년 처음 세상에 공개됐으나 언론의 무관심 속에 이내 묻혀 버린 한 문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으로 불리는 이 문건에는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박 시장을 제압하라는 상세한 대응 방안이 담겨 있었다.

'PD수첩'은 실제로 이 문건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행됐는지 최초로 검증했다. 또한 당시 박원순 시장 규탄 집회에 참석했던 많은 참가자들의 구체적인 증언과 어버이연합 집회 회계 장부를 토대로, 2014년 박원순 후보를 비판하며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삭발식을 벌인 보수단체 회원이 당시 200만 원을 받고 삭발을 했다는 증언 및 관련 기록까지 입수해 확인했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은 불법이다. 하지만 지난 정권 10년간 국정원에 대한 상식은 철저히 무너졌다.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를 우선시한 국정원은 국내 정치에 관여하며 정치공작을 벌였고, 어버이연합은 그 선봉에 섰다. 2016년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불거지고 어버이연합은 거의 와해된 상태다. 하지만 어버이연합의 실세인 추선희 사무총장은 국정원법 위반, 명예훼손, 공갈 혐의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구속 상태로 활보 중이다.

'PD수첩'은 어버이연합의 자금 우회 통로로 사용된 페이퍼컴퍼니 계좌를 입수했다. 그리고 이를 분석하여 전경련에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흘러온 약 3억 원의 지원금과 이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돈세탁한 정황들을 포착했다. 겉으로는 애국 보수를 표방하지만 어버이연합은 집회 참석 우선권을 빌미로 생계가 어려운 탈북민들로부터 돈을 빌리기까지 했다. 아스팔트 보수의 상징인 어버이연합을 과연 '진짜' 보수라고 할 수 있을까. 어버이연합으로 들어온 그 많은 지원금은 전부 어떻게 사용됐는지 추선희 사무총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보수층을 지탱하던 자존감과 정체성이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보수 정권의 무능과 적폐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은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점에 머물러 있는 듯 일부 보수단체와 지지자들이 태블릿PC 조작설을 외치고 있고, 보수의 적통을 자처하는 제 1야당 자유한국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화이트리스트' 보수단체에서 활동한 인물들을 당직자로 영입했다. 권력의 비호 아래 가짜 여론을 조성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에 협조하고 앞장선 인물들이 여전히 보수 정당에서 중요 역할을 맡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외면당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보수는 지금 어디에 와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PD수첩'에서 묻는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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