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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빚을 지고 있구나"…'1987' 강동원, 펑펑 쏟은 눈물의 의미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09:4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빚을 갚는 심정이었다"

지난 7일 오전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이 상영된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 한 상영관에서는 특별 무대행사가 진행됐다. 이날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를 비롯해 故박종철 열사의 유가족가 함께 영화를 관람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무대 인사 오른 문 대통령을 비롯한 장준환 감독, 배우들은 영화 관람 이후 벅차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특히 강동원은 유난히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 이구나'라는 생각했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무튼 열심히 앞으로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극중 故 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강동원은 故박종철 역을 맡은 여진구와 함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을 맡았다. 그럼에도 영화 홍보 과정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영화 촬영 역시 비밀리에 진행됐다. 그 이유는 '1987'은 문화계 인사들과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심했던 지난 정권 당시 기획된 작품이었기 때문. 영화 자체는 물론, 특히 영화 속에서 민주화운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1987' 촬영에 앞서 '검은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등 흥행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충무로 최고의 흥행 배우로 활동하고 있던 강동원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서슬퍼런 시기에서도 작은 역할이라도 선뜻 맡겠다고 나섰다.

마침내 故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감동원은 남다른 마음으로 영화에 참여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영화 촬영 중 이증조부 이종만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진 것. 이에 강동원은 직접 적은 사과문을 통해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을 사죄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한 차례 홍역이 겪었기에 강동원은 작품과 자신이 맡은 故이한열 열사라는 인물에 진심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故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직접 찾아갔던 것. 배 여사는 방송을 통해 "강동원이 직접 찾아왔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강동원은)아들 묘지에 가서도 인사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영화 개봉 후 강동원의 진심은 관객을 비롯한 故이한열 열사의 유족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관객들은 강동원의 연기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한열 기념사업회 측은 강동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념사업회는 "그(강동원)는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전, 박근혜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해줬다. 강동원 배우 또한, 작은 그러나 태산만큼 큰 용기를 내주신 거다. 배우 강동원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렬한 데뷔영화라고 꼽히는 '지구를 지켜라'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김의성 등이 출연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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