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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한 떨기 에델베이스를 연상시키는 배우, 이청아를 만났다.
"사실 나는 항상 첫사랑 캐릭터였다. '늑대의 유혹' 때는 시작되는 첫사랑이었고 '운빨로맨스'도 포지션이 비슷했다. 배역이 나와 함께 나이가 드는 것 같다. 20대까지는 시작하는 첫사랑이었고, 30대가 돼서는 다시 나타난 첫사랑이다. 첫사랑 이미지가 나와 잘 붙는구나 싶어서 이걸 잘 인지하고 사용하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캐릭터는 내가 특별하게 소화했다기 보다 한번 흔들었다가 다시 나타난 캐릭터라 신선하게 보신 것 같다. 나는 정민이 어떻게 그렇게 큰 아픔을 극복하고 남세희를 응원해주는 건지 이유를 찾으려 했다. 정민에게도 아픈 상처를 녹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세희의 상처를 이해하고 녹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그래서 사랑을 방해하는 첫사랑이 아닌 다른 인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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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첫사랑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이청아에게 있어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신선한 도전이었다. 처음으로 본인의 나이보다 많은 배역을 소화하게 됐기 때문.
"내가 되고 싶은 38세를 연기하게 되더라. 사람은 자기 삶이 안정됐을 때 세상을 조금 예쁘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2010년 구겨져 있던 시기가 있었다. 어머니 병환을 알게 됐는데 작품도 1년 쉬게 돼서 재정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정말 모든 게 최저였다. 늘 다이어리를 적는데 그때 다이어리를 보면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보인다. 병원비가 많이 나오니까 일을 더 해야하는데 작품은 하고 싶어도 안 들어오고, 예능이나 여행 프로는 '엄마가 이런데 내가 나가서 웃고 떠들 수 있을까' 싶어 못 했다. 회사도 밉고 사람이 꼬여가는 게 너무 무섭더라. 그걸 극복하는데 6개월이 넘게 걸렸다. 다행히 그때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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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암흑기에 힘이 되어준 건 주변 지인들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호박꽃 순정'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배종옥이다.
"선배님이 힘들다는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아시는지…. 마치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은 얘기들을 해주셨다. '연기 힘들지? 네 나이에는 나도 힘들었어'라며 노희경 작가님과의 에피소드 등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그때 '내가 욕심이 많구나. 이러다 보면 저기까지 갈 수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며 구겨진 게 많이 펴졌다. 선배님이 전부터 연극하라는 얘기를 해주셨는데 작년에 장진 감독님의 연극 오디션에 추천해주셔서 운 좋게 작품도 할 수 있게 됐다. 선배님들이 연기 준비하시는 걸 몇 개월 동안 같이 본다는 게 너무 좋았다. 공짜 도강하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스스로를 다졌기 때문에 고정민이라는 배역 또한 임팩트 있게 소화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안 겪어봤으면 정민을 이해 못했을 것 같다. 작가님이 주신 비하인드에 정민은 홀어머니를 모시는 어려운 집 학생이고, 세희는 여유가 있는 집이라고 되어 있었다. 비하인드 서사가 탄탄했다. 과거 세희도 우리 엄마에게 준 상처를 알았을텐데 그걸 건드리니까 정말 화가 났다. 내가 실제로 '엄마'에서 멈칫 하는 게 보이더라. 나는 정말 정민이 어른스럽다는 것만 생각했는데, 막상 세희랑 연기를 하니까 '엄마'에서 훅 화가 나고 '너 꿈 이루는 법 알잖아'라고 하니 진정이 되고 감정이 움직였다. 사실 후반 투입이라 굉장히 초조하고 부담됐다. 그런데 쭉 같이 작품을 보면서 함께 오니까 나도 모르게 등장인물들에게 쌓인 감정이 있더라."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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