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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고두심(66)이 "과거 '애마부인'(82, 정인엽 감독) 역할을 제안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겪는 이별의 이야기를 조금 특별한 모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채비'는 '국민 엄마' 고두심을 필두로 김성균, 유선, 박철민, 신세경, 김희정 등이 가세해 '명품 연기의 끝'을 완성했다. 특히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과 호소력 짙은 열연을 펼친 고두심은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완벽하게 표현해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2010년 개봉한 영화 '그랑프리'(양윤호 감독) 이후 '채비'를 통해 7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눈길을 끈다.
고두심은 "우리 나라는 배우를 빨리 늙게 만든다. 감독, 작가가 그렇게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은 유독 빨리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 이제 내 나이에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는데도 누군가에 의해 너무 빨리 늙혀졌다. 중간도 없었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고두심은 과거 '애마부인' 출연을 제안받은 일화도 전했다. 그는 "아주 짙은 멜로는 못하겠더라. 사실 과거 '애마부인' 출연 제안도 왔다. 안소영 씨가 했던 역할이 내가 할 뻔했던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되더라. 알몸을 보여야 한다는게…, 그 연기를 차마 못하겠어서 고사했다. 만약 그때 내가 그 작품을 선택했다면 오늘날 '국민엄마'가 아닌 다른 모습의 배우로 보였을 수도 있다. 사라진 배우가 됐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고"라며 "젊었을 때는 '아침에 퇴근하는 여자'(79, 박용준 감독)라는 아주 야한 영화를 찍기도 했다. 그 영화를 직을 때 겁탈 당한 신이었는데 못 찍겠다고 했고 대역을 쓴 적도 있다. 소극적으로 연기했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 역할이라도 주어졌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 이 나이에도 아주 진한 멜로는 못 할 것 같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은 없다. 계획대로 한다고 해도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 주어진 것도 없다. 주어진 역할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연구하는게 빠르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해서 뽑혀지는 것이 아니더라. 그저 어떤 역할이 주어졌을 때 그 인물에 가까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밝혔다.
한편, '채비'는 가족을 떠날 채비를 하는 엄마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고두심, 김성균, 유선, 박철민, 신세경, 김희정 등이 가세했고 조영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1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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