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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홍반장, 구탱이형, 차기성'…갈색눈 故김주혁의 20년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7-10-31 09:07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갈색 눈의 배우',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하던 남자.

동료들에겐 유독 '좋은 형' 이라고 불리던 김주혁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밤에 전해진 비보에 그와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물론 대중도 충격에 빠졌고, 영화계는 물론 연예계 전체가 조의를 표하며 어두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김주혁은 갑작스럽고 황망하게 떠났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작품으로 남아있다. 1972년 태어난 그는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故 김무생 아들'이라는 타이틀은 오랜 노력끝에 떨어져나갔다. '배우 김주혁'이라는 수식어를 당당하게 쓰여지기 시작한 무렵은 1999년작 '카이스트(KAIST)'였다, 그는 극중 '정명환' 역을 맡아 카이스트 이희정 교수(이휘향)의 전자과 지능제어 랩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하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 시켰다.


10년을 훌쩍 넘은 작품이지만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홍반장'은 여전히 김주혁을 '홍반장'으로 기억하게 하는 그의 대표작. 당시 엄정화와 호흡을 맞추며 능글능글한 연기력을 펼친 그는 이때부터 전성기를 맞이한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에서 전도연과 호흡을 맞췄고, 2008년작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아내를 공유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남자 '노덕훈'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2010년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에서는 조각같은 몸매와 특유의 갈색 눈빛으로 관객을 매료시켰으며 안방극장으로 오랜만에 컴백한 2012년, 사극 '무신'에서 노비 출신으로 고려 무신정권 최고권력자가 되는 '김준'을 연기했다. 당시 무술과 마상무예 등 액션연기를 대역없이 소화해 화제가 되었다.안방극장으로 오랜만에 컴백한 2012년, 사극 '무신'에서 노비 출신으로 고려 무신정권 최고권력자가 되는 '김준'을 연기했다. 당시 무술과 마상무예 등 액션연기를 대역없이 소화해 화제가 되었다.


또한 김주혁은 이듬해 MBC 공전의 히트작 '허준'을 리메이크 한 '구암 허준'에서 '허준' 역할을 맡으며 절정의 인기가도를 달린다. 그리고 2013년. 그는 '1박2일' 시즌3의 멤버가 되어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이끈다. 카리스마를 벗어던지고 '구탱이형'의 친근함으로 다가 온 그는 2014년 KBS 연예대상 남자신인상과 2015년 KBS 연예대상 최고엔터테이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본업으로 돌아온 그는 2016년 영화 '공조'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흔치 않은 '악역'인 차기성역을 소화해내며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는 평을 받는다. 영화는 800만 명에 이르는 관객수를 동원하며 김주혁의 주연작 중 최고 흥행작이 됐고, 지난 27일 열린 '더 서울 어워즈'는 '공조'의 김주혁에게 영화부문 남우조연상을 안겼다.



지난 9월 묵직한 시의성을 갖춘 드라마 '아르곤'에서는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이끄는 앵커 김백진 역을 맡으며 시청자의 가슴에 울림을 전했다. 손석희 앵커는 30일, 그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얼마전에는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 나름의 철학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서 비록 그것이 드라마이고 또 연기였다고는 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던 터"라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겨우 몇 번째 순서에 얼마큼 보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 굳이 그의 신원을 알기 위해서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배우 김주혁은 30일 오후 4시 30분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인근 아파트 옆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김주혁이 몰던 벤츠 SUV 차량이 그랜저 차량이 그랜저 승용차와 충돌했고 총돌 후 인근 아파트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벽면에 부딪힌 차량이 전복됐고 사고 발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김주혁을 구조 후 병원으로 이송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오후 6시 30분경 숨을 거뒀다.

경찰은 정확한 교통사고 원인 규명 등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판단, 김주혁 시신에 대해 부검영장을 검찰에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김주혁이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을 조사 중이다.

ssalek@sportschosun.com

<김주혁 출연작>

영화

'세이예스' 'YMCA 야구단' '싱글즈'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광식이 동생 광태', '청연', '사랑따윈 필요 없어', '아내가 결혼했다', '방자전', '

'적과의 동침', '투혼', '커플즈', '나의 절친 악당들', '뷰티 인사이드', '좋아해줘', '비밀은 없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공조', '장옥의 편지', '석조저택 살인사건', '온도의 기억', '흥부'

'독전'

드라마

'흐린 날에 쓴 편지', '카이스트', '사랑은 아무나 하나', '라이벌', '흐르는 강물처럼', '프라하의 연인', '떼루아', '무신', '구암 허준', '응답하라 1988', '아르곤'

예능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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