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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밤에 울면 뱀 나온다는 흔한 속설이 이렇게 먹먹했던 적이 있었을까. '더패키지' 정규수, 이지현의 애틋한 부부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울렸다.
이렇게 모질어 보였던 갑수에게도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복자가 시한부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알람을 맞춰가며 밤늦게 약과 사탕을 먹는 복자 때문에 몰래 눈물을 흘리던 갑수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려고 오히려 윽박질렀다. 서러운 마음에 울음이 터진 복자와 화장실에 숨어 오열하는 갑수의 모습에서 아직 삶을 정리할 준비가 되지 않은 부부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정신과 의사 앞에서 "죽고 싶어요. 죽으면 더 안살아도 되잖아요"라고 말하던 복자에게는 사실 "나 살고 싶어요. 진짜 살고 싶어요. 예쁘게 오래오래 아프지 말고"라는 솔직한 소망이 있었다.
갑수는 맘 약한 복자가 울고 있을 때면 "울지 마, 밤에 울면 뱀 나와"라며 무뚝뚝하고 서투른 위로를 건네곤 했다. 복자는 뱀이 무서워 팔짝 뛰면서도 결국 자신을 웃게 만드는 그 말 하나만큼은 정말 좋았다며 웃었다. 이처럼 먹먹한 여운을 남긴 부부의 이야기와 함께 울었던 시청자들은 이번 여행이 죽음을 앞둔 마지막 여행이 아닌, 갑수와 복자가 삶의 한 순간을 예쁘게 보내기 위한 여정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더패키지', 오늘(21일) 밤 11시 JTBC 제4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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