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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서영주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는 '연기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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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끝난 것 같다. 추석 연휴가 있어서 다음주부터 촬영 해야할 것 같고 심숭생숭하다.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가족같은 즐거움이 있었다. 말을 걸면 받아주는 친구도 있었다. 생각할수록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외적으로는 시놉시스에 머리가 짧고 안경을 쓴다고 적혀있어서 그것을 따라가려 했다. 또 갈수록 손진의 패션 등을 따라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 '이렇게 하면 정희가 날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못 그리는 그림도 그려봤다. 그러다 보니 좀더 꺼벙해 보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이든 짝사랑을 하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동문이는 말을 하더라. 행동은 조심스럽지만 말을 하는 동문이가 솔직하고 용기 있어 보인 것 같다."
극중 배동문은 츤데레처럼 이정희를 지켜줬다. 그의 흔들림 없는 순정에 이정희도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극장 데이트를 하러 가면서 배동문은 이정희에게 눈 코 이마 뽀뽀를 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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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친구들이랑 잘 놀고 학교 생활도 잘 하는데 어둡고 무거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 그러다 이 작품을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전까지보다는 좀더 즐겁게 했던 것 같다. 고민은 해도 밝은 생각을 하다 보니 밝아졌다. 처음 사랑하면서 풋풋하고 설렘 가득한 연기를 해봤다. '응답하라 1988'의 택이가 동문이와 유사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감정선이 너무 좋아서 내 식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했다. 나와는 직접적인 연락을 하지는 않았었는데 박보검 선배님이 도희 누나를 통해 연락을 주셨다. '너를 기억해' 때 만나서 당연히 기억하고 있고, 부족하지만 택이 캐릭터를 본따서 연기했다니 감사하다고 하셨다. 너무나 영광이었다. 나도 고맙다고 연락을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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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소녀시대'는 서영주에게 많은 가능성을 열어 준 작품이다. 처음으로 밝은, 로맨스 연기를 해보기도 했고 대구 사투리 연기도 도전했다.
"가능성을 열어준 드라마다. 가족 같은 분위기를 처음 느껴봐서 너무 즐거웠다. 연기를 하며 뭔가 찾아가는 즐거움은 있었는데 사람끼리 만나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 사투리 연기도 얻었다. 리딩 때 부산 사투리를 했는데 대구랑 다르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부담감이 생기고 긴장이 됐다. 보나 누나와 감독님이 대구 사람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은 79년을 겪었기 때문에 분위기와 쓰던 단어 들을 배웠다. 억압받는 시대라 딱딱한 느낌이 있다고 하시더라. 그걸 살리려고 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 것 같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 했다. 또 연극 공연을 하는데 주로 20~40대 분들이 보러 와주셨는데 10대가 늘어났다. 촬영지였던 인천 학교에서 학생들이 와주기도 하고 배동문 잘 봤다는 얘기를 해주신다. 10대가 많이 좋아해주셨구나 싶어서 너무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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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을 하다 보면 내가 커서 그 사람이 되는 건데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다. 시놉시스를 볼 때도 어릴 때와 컸을 때의 성격이 같을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다 보니까 많이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다.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는지 답답할 때도 있고, 다음 작품을 기다릴 때가 오히려 더 갑갑하기도 하다. 하지만 연기는 언제나 다른 사람이 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작품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휴식기가 있어서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했기 때문에 슬럼프도 없었던 것 같다. 후회도 없지만 10대 시절에 느낀 감정 등을 더 많이 보여 드렸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런데도 연기 신동 등의 말씀을 해주시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지만 나에게는 과분한 칭찬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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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면 드라마 뿐 아니라 무대에도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연극을 좀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뮤지컬은 나중에 노래 연습을하고 도전해야겠다 싶다. 연극 무대 위에서 관객들하고 교감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연극 무대를 포기할 수 없는 것 같다. 무대 위에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의 소중함을 많이 배웠다. 그래서 연극 무대가 너무 좋다. 앞으로 복합적인 감정선을 표현할 수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항상 연기를 잘하고 싶고 폭을 넓혀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다. 열심히 잘 하는 배우, 연기를 소중히 한다는 게 느껴지는 배우,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의 다른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