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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손안에서 쉽게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시대. 국내 많은 패션 스트리트가 그렇듯 청담동 명품거리 역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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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청담동의 중심 세력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었지만 IMF의 한파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청담동이 오늘의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은 1996년 캘빈클라인의 단독 매장이 들어서고 1997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라다 매장이 오픈하면서 부터다. 이전까지 업체를 통해 상품 또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수출해온 해외 브랜드는 이 무렵부터 한국 업체와의 관계를 끊고 자사 설립 및 직영점이나 대규모 독립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1998년 구찌 플래그십 청담점, 200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입 멀티매장 분더샵, 루이비통 등 굵직굵직한 매장이 차례로 문을 열며 본격적인 명품 시대에 들어서게 된다.
2000년대, 고객들의 취향이 다분화되면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니즈도 강해졌다. 이에 소규모의 편집매장이나 가격대가 낮은 해외 신예 브랜드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명품 거리를 중심으로 골목골목 들어선 크고 작은 청담동 멀티숍들이 생겨났고, 아르마니·까르띠에·에르메네질도 제냐·페라가모·질샌더 등 빅 브랜드의 단독 매장 역시 꾸준히 개관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거리로 성장했다.
조용하고 정갈한 거리의 이미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사치가 이루어지는 쇼핑의 거리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유일무이한 곳으로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점는 눈여겨볼만하다. 작년 한해만 보더라도 MCM, 겐조, 미우미우 매장이 새롭게 오픈했으며 까르띠에·오메가 같은 기존 자리잡고 있던 매장도 속속 리뉴얼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하이엔드 시장의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구찌 플래그십 청담점이 20주년을 맞는다. 또 샤넬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가 청담동에 개장한다는 뜨거운 이슈도 있다.
이렇듯 청담동 명품거리는 최근 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특정 소비층만을 유도한다는 네거티브한 반응과는 별개로 상업적 이윤을 넘어 문화적 가치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명성은 거리의 시간과 함께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dondante1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