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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란제리소녀시대' 1회가 방송됐다. 어디서 본 듯한 내용, 뻔한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은근히 재미있다.
이날 이정희(보나)는 친구들과 함께 미팅을 했고, 맘에 들지 않는 파트너 배동문(서영주)를 노골적으로 피했다. 배동문은 이정희의 외모에 대해 브룩쉴즈와 임예진을 언급하며 칭찬했다. 배동문은 교외 지도를 나선 교련교사로부터 이정희를 지켜냈고, 그럼에도 이정희는 냉랭하게 그를 외면했다.
이정희의 아버지(권해효)는 "키워봤자 남의 집 제사상 올리는 딸과 아들은 다르다"며 노골적인 가부장적 독재자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식모(박하나)에게 맛있는 과자를 안겨주며 사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그런 식모는 이정희가 '이모'라고 부를만큼 어머니보다 감정적으로 더 친근한 존재다.
이정희는 손진을 몰래 뒤따르는 과정에서 다시 우연히 차사고를 당했고, 손진의 등에 업혀 약국으로 옮겨져 보살핌을 받는다. 사고를 낸 것은 서울에서 전학온 박혜주(채서진) 아버지의 차였고, 박혜주와 손진의 첫 만남에 이정희는 알수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반면 손진은 이정희의 관심을 모르지는 않지만, '서울내기' 박혜주에게 쏠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굳이 드라마 제목에 '란제리'를 사용했는데, 1화에서 '란제리'에 가장 가까웠던 장면은 심애숙의 '끈런닝'이 노출된 장면이었다. 그외 이정희의 친구들이 손진이 이정희를 업어줬다는 말에 "네 가슴을 손진의 등에 요래요래 비볐냐"며 놀리는 장면 정도다.
눈에 띄는 스타급 배우가 없는 만큼, 주요 출연진 대부분은 따로 오버랩되는 역할 없이 자신의 배역에 녹아들었다. 여주인공 이정희(보나)는 특별히 극성스럽지도, 신파스럽지도 않은 평범한 여고생 역을 소화해낸 점이 눈에 띈다. 박혜주(채서진) 등 다른 배우들 역시 전반적으로 과장된 감정연기나 격한 사투리보다는 소소한 감정 연기에 집중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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