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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첫방 '란제리소녀시대'. 디스코부터 교련까지 '향수 물씬'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9-12 06:06 | 최종수정 2017-09-12 06:07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란제리소녀시대' 1회가 방송됐다. 어디서 본 듯한 내용, 뻔한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은근히 재미있다.

11일 KBS2 '란제리소녀시대' 1화는 시대적 배경만큼이나 순수한 청소년드라마의 면모를 보였다. 동시간대 전작 '학교2017'이 학생간 차별과 영웅의 등장, 흑막과 비선조직 등 학교보다는 기업드라마에 가까운 구조를 가졌다면 '란제리소녀시대'는 학창시절 에피소드를 담은 청소년드라마에 가까운 모양새다. '란제리'보다는 '소녀시대'에 방점이 찍혔다. 교련 교사와 그 수업 풍경을 여러차례 묘사함으로써 학교2017과의 거리감이 돋보였다.

시작은 교복 차림 소녀들의 디스코 파티였다. 이어 고교생 간의 미팅, 교련 선생님의 교외지도 활동이 이어졌다. 섬유공장과 여공들,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 입주 식모와 일진의 등장이 뒤따랐다. 급기야 울려퍼지는 '캔디캔디'를 배경으로 왕자님과 여주인공을 중심에 둔 3-4각 구도도 예고됐다. 흔히 말하는 시대물, 복고물의 요소는 다 모아놨다. 이쯤 되면 복고라기보단 고전 소설에 가깝다.

이날 이정희(보나)는 친구들과 함께 미팅을 했고, 맘에 들지 않는 파트너 배동문(서영주)를 노골적으로 피했다. 배동문은 이정희의 외모에 대해 브룩쉴즈와 임예진을 언급하며 칭찬했다. 배동문은 교외 지도를 나선 교련교사로부터 이정희를 지켜냈고, 그럼에도 이정희는 냉랭하게 그를 외면했다.

이정희의 아버지(권해효)는 "키워봤자 남의 집 제사상 올리는 딸과 아들은 다르다"며 노골적인 가부장적 독재자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식모(박하나)에게 맛있는 과자를 안겨주며 사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그런 식모는 이정희가 '이모'라고 부를만큼 어머니보다 감정적으로 더 친근한 존재다.

이정희는 친구들과 잡담을 하다 교련 시간에 실수를 저질렀고, 이 때문에 반 전체가 기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정희는 일진인 심애숙(도희)과 앙숙이 됐다. 우연히 교회 문학의 밤 행사에서 만난 심애숙은 자신의 '아카시아파'와 함께 이정희를 겁박했고, 도망치던 이정희는 우연히 손진(여회현)에게 구원받아 손댈 수 없는 첫사랑에 빠진다. 수업시간에도 손진의 얼굴이 수시로 떠오를 정도다.

이정희는 손진을 몰래 뒤따르는 과정에서 다시 우연히 차사고를 당했고, 손진의 등에 업혀 약국으로 옮겨져 보살핌을 받는다. 사고를 낸 것은 서울에서 전학온 박혜주(채서진) 아버지의 차였고, 박혜주와 손진의 첫 만남에 이정희는 알수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반면 손진은 이정희의 관심을 모르지는 않지만, '서울내기' 박혜주에게 쏠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굳이 드라마 제목에 '란제리'를 사용했는데, 1화에서 '란제리'에 가장 가까웠던 장면은 심애숙의 '끈런닝'이 노출된 장면이었다. 그외 이정희의 친구들이 손진이 이정희를 업어줬다는 말에 "네 가슴을 손진의 등에 요래요래 비볐냐"며 놀리는 장면 정도다.


눈에 띄는 스타급 배우가 없는 만큼, 주요 출연진 대부분은 따로 오버랩되는 역할 없이 자신의 배역에 녹아들었다. 여주인공 이정희(보나)는 특별히 극성스럽지도, 신파스럽지도 않은 평범한 여고생 역을 소화해낸 점이 눈에 띈다. 박혜주(채서진) 등 다른 배우들 역시 전반적으로 과장된 감정연기나 격한 사투리보다는 소소한 감정 연기에 집중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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