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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고보결 "낚시 매니아, '삼시세끼' 불러만 주세요"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8-12 13:3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투명한 흰 피부에 가녀린 몸매, 큰 눈망울까지. 고보결은 전형적인 청순 미인의 외모를 갖췄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차분한 말솜씨까지, 천생 여자일 것 같지만 의외로 액티브한 반전 매력을 갖고 있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딸 정도로 레저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특히 낚시를 좋아한단다. "술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낚시 자체를 좋아한다. 낚시를 하고 직접 회도 뜨고 매운탕도 곧잘 끓인다"는 설명이다. 이쯤되면 tvN '삼시세끼-어촌편'에 최적화된 게스트가 아닌가 싶다. 최초로 물고기 잘 잡는 여배우 게스트가 출연한다면 이색 그림이 펼쳐질 듯 하다. 출연 의사를 물으니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 좋다"는 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보결은 유난히 예능 출연이 적었던 배우였다. 과거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 잠깐 등장했을 때도 창경궁에 가서 꽁트를 찍자는 김종민에 제안에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드라마는 대본이 정해져 있는데 예능은 그렇지 않다. 내 그대로의 모습이 나오는데 말실수라도 하면 배우 인생이 끝장나는 게 아닌가 싶어 무서웠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들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 같아서 두려움이 조금은 없어졌다. '윤식당'도 정말 재밌게 봤고 '나 혼자 산다'도 좋아한다. 특히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정말 좋아한다. 서언-서준이(이휘재 쌍둥이 아들)가 몸도 못 가눌 때부터 팬이었다. 가짜 웃음을 짓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이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고보결이지만 남모를 고뇌의 시간은 있었다. 서울예대 연극과에 수석입학해 조기졸업까지 했을 정도로 재능을 보였던 그였지만 처음 연기자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극을 하다 드라마로 넘어오는데 공백기간이 있었다. 1년 반 정도 오디션에 계속 떨어졌다. 나한테 재능이 없나 싶었다. 그때 당시엔 연극에서 바로 넘어와서 그런지 발성 등이 다르니까 나도 모르게 연기할 때 그게 나왔다. 독립영화를 하며 많이 달라졌다. 독립영화 덕분에 드라마 캐스팅이 된 적이 있다. 천천히 가고 있지만 그래도 단계적으로 맞게 가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내가 가고 있는 길이 감사하다. 이렇게 주어진 기회들이 감사하다. 아무 것도 없는채로 발각되면 궁금하지 않을텐데 내가 준비되어 있을 때 그런 기회들이 찾아온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연극과 독립영화부터 드라마와 상업영화까지. 단역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고보결의 내공은 단단해졌다. 그런 그의 탄탄한 내공은 KBS2 '7일의 왕비'의 윤명혜를 만나 빛을 발했다. 첫 사극 도전이었지만 가슴 절절한 짝사랑의 비련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것.

"감정의 깊이가 굉장히 깊고 서사가 분명했던 드라마였다. 이런 깊은 감정을 많이 느껴보고 싶었다. 이런 걸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명혜로 살아온 시간들이 나한테 값진 시간이 됐던 것 같다. 감독님이 드라마 스페셜 '아비'를 보고 가능성을 봤다고 하셨다. '아비'에서는 공부는 잘 하는데 공부밖에 모르는 캐릭터였고 독기 어린 신도 있었다. 그걸 보시고 명혜 역에 대한 가능성을 보신 것 같다. 감독님들께서 내 안에 음울함을 보신 것 같다. 밝은 역할도 '프로듀사'나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해봤다.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지가 하나로 굳혀지지 않는 건 너무 다행인 것 같다. 이제 사랑만 받으면 된다. 날 짝사랑만 해서 다음에는 사랑받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외로움 좀 덜 느꼈으면 좋겠다. 사랑의 케미를 표현해보고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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