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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최고 시청률 12.5%…다시 불거진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8-02 17:2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상파 드라마 위기론이 또다시 불거졌다.

KBS2 '태양의 후예'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구르미 그린 달빛', SBS '닥터스' '낭만닥터 김사부' '피고인' 등이 2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한동안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20%대는 고사하고 10%대 시청률조차 넘기기 어려운 분위기라 또다시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가장 좋은 시청률을 기대하는 수목극은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죽어야 사는 남자'조차 10%대 진입에 실패했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1회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회 9.1%, 3회 8.6%, 4회 9.6%, 5회 8.1%, 6회 9.4%, 7회 8%, 8회 9.2%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SBS '다시 만난 세계'가 여진구 이연희 안재현의 풋풋한 삼각멜로에 힘입어 상승세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1회 6%, 2회 7.5%, 3회 6%, 4회 7.2%, 5회 6.3%, 6회 7.5%, 7회 7.2%, 8회 8%의 시청률에 그쳤다. KBS2 '7일의 왕비' 역시 1회 6.9%, 2회 5.7%, 3회 6.5%, 4회 6.5%, 5회 6.9%, 6회 6.1%, 7회 5.2%, 8회 5.4%, 9회 4.7%, 10회 4.4%, 11회 4.4%, 12회 4.6%, 13회 4.3%, 14회 4.7%, 15회 6.7%, 16회 6.3%, 17회 6.5%, 18회 7.7%의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결국 1,2,3위 격차가 2%도 되지 않는 초박빙 도토리 키재기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월화극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심차게 시작한 KBS2 '학교 2017'은 1회 5.9%, 2회 4.2%, 3회 4.2%, 4회 4.1%, 5회 4.2%, 6회 4.6의 시청률로 예상 밖 난항을 겪고 있다. 임시완 임윤아 홍종현의 청춘 치명 멜로로 화제를 모았던 MBC '왕은 사랑한다'도 1회 7.8%, 2회 8.1%, 3회 5.1%, 4회 6%, 5회 6.2%, 6회 7%, 7회 7%, 8회 8.2%, 9회 5.9%, 10회 6.8%, 11회 6.3%, 12회 6.9%로 고전 중이다. 그나마 남궁민 엄지원 유준상 문성근 등 연기파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완성도를 높인 SBS '조작'이 11.6%, 2회 12.6%, 3회 10.4%, 4회 12.5%, 5회 11.3%, 6회 12%, 7회 9.5%, 8회 12.1%의 기록을 냈다. 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6개 중 유일하게 10%대 시청률을 넘긴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모든 작품이 시청률에 비해 화제성은 좋다는 것. 매회 드라마가 방송될 때마다 관련 검색어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도배하고, 클립 영상 조회수 또한 나쁘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이전에도 꽤 오래 이어져왔던 것이다. 지상파 드라마 주 시청층인 중장년층 여성층을 제외한 다른 연령대 시청자들의 시청 플랫폼이 다양해진 탓에 시청률과 실제 인기도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VOD나 클립 영상 등 실질적인 시청률도 감안한 새로운 시청률 측정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사마다 자구책을 내놓기도 했다. SBS와 MBC는 모바일 등 TV외의 미디어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1030 젊은 시청층을 공략하기 위해 '연속 편성'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6~70분 분량의 드라마를 2회로 나누어 하루에 2회 연속 방송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장이 그럴듯해서 그렇지 이는 사실 '중간광고', 혹은 '프리미엄 CM'과 별 다를 게 없는 방식이다. 케이블 종편 드라마는 처음부터 중간광고를 삽입했던 탓에 익숙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있는 2030 세대를 타겟으로 삼고 있는데 반해 지상파 드라마는 이러한 구조가 낯설게 다가올 뿐 아니라 주시청층 입맛에도 맞지 않는다. 오히려 중간광고 때문에 극의 흐름이 끊기고 몰입이 떨어져 본방송을 시청하는 대신 VOD 다시 보기 서비스를 기다린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KBS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탓에 이런 중간광고 편법을 쓸 순 없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시도를 거듭하며 '구식'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이 변신이 생각 외로 좋은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김과장'은 로맨스를 걷어낸 코믹 신속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고, '쌈마이웨이' 또한 독특한 현실 연애로 신드롬을 불러왔다.


결국 작품의 가치는 완성도 있는 대본과 트렌디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졌을 때 고평가 되며, 세대가 아무리 변해도 잘 만든 작품은 볼 수밖에 없다는 게 단 하나의 흥행 원리다. tvN '비밀의 숲' JTBC '품위있는 그녀' 등 예상을 뛰어넘는 웰메이드작이 케이블 종편 채널에서 심야 시간대에 방송됐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그 방증이다. 단순히 캐스팅이나 자극적인 소재, 시청률에 목숨 걸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사회적인 현상을 독특한 시선에서 뒤틀어 공감과 위로, 웃음과 치유를 안겨줄 때 시청자는 응답할 것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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