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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남기겠다"…'왕사' 임윤아, 씩씩해서 더 슬픈 여운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7-08-02 07:44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괴롭다"는 말 대신 "마지막 추억을 남기겠다"는 다짐에 더 슬펐다. 소년미(美)의 중성적인 매력을 어필하던 임윤아의 걸크러시 변신이 씩씩해서 더 슬픈 여운을 남겼다.

1일 방송된 MBC 새 월화특별기획 '왕은 사랑한다'(제작 유스토리나인, 감독 김상협, 작가 송지나)의 11,12회에서는 은산(임윤아 분)의 정체가 드러나는 내용이 긴장감을 안겼다. 세자 왕원(임시완 분)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뒤에서 끊임없이 모함을 조장하던 송인(오민석 분)과 왕전(윤종훈 분). 두 사람의 끈질긴 추격 끝에 원과 함께 다니던 산이 은영백(이기영 분)의 숨겨둔 진짜 딸이라는 정체가 폭로됐다.

7년 전 목숨을 잃을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몸종과 산의 신분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한 은영백은 산의 실체를 알게 된 송인과 왕전을 상대로 "비밀 보장의 대가가 무엇이냐"며 또 한번의 거래를 제안했다. 전부터 최고 부자 은영백 집안의 사위이자 산의 부군 자리를 노려왔다는 왕전은 비릿한 미소를 띄었고, 송인은 기다렸다는 듯 "혼담을 성사시켜야겠다"고 말했다. 예상하고 있었기에 더욱 피하려 몸부림 친 이 상황 앞에 산은 쏟아지려는 눈물을 삼켰다.

앞서 산은 자신을 미행하는 송인의 발길을 피하며 존재를 끝까지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다. 피할 수 없이 마주친 송인 앞에서 자신을 추궁하는 모든 말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뜬금없이 존댓말을 구사하기 시작한 송인의 화법에 이미 자신의 과거사와 신분을 들켰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송인과 함께 갈 수밖에 없었던 '적과의 동행'은 그 동안 왈가닥 소년과 같은 중성미를 뿜던 산의 캐릭터를 변주한 첫 계기가 됐다. 당당함과 패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여인으로서의 절개를 지키려는 입체적인 걸크러시의 면모를 보였다.

'몸종'에서 '아가씨'가 된 산의 캐릭터 변화를 드러낸 임윤아의 연기는 빛났다. 원치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 운명을 자책하기보다 빠르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욱 슬펐다. 특히 세자 원의 부탁으로 원성공주(장영남 분) 연회에 산을 초대하기 위해 그를 찾아간 왕린(홍종현 분)에게 건넨 말은 담담해서 애통했다. "웃고, 뛰는, 그런 모든 일이 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니 그 마지막 추억을 이곳에서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미게 했다.

언제 어디서 발차기를 날려도 괜찮을 법한 사내의 옷을 벗고, 허리를 곧추세워 걸어야 할 하늘하늘한 여인의 옷으로 갈아입은 산. 종아리에 차고 다니던 단검 대신 아기자기한 장신구를 머리카락에 살짝 얹은 산의 '아가씨 변신' 또한 아름다워서 더욱 쓸쓸한 감성을 자극했다. 위기 속에서 빛난 산의 캐릭터는 앞으로 전개될 원, 린과의 로맨스 그리고 송인, 왕전과의 아슬아슬한 대립구도에 더 큰 기대를 실리게 했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사극이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MBC에서 방송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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