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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오연서 "좌절했던 걸그룹 LUV, 난 정말 운 좋은 케이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26 17:20 | 최종수정 2017-07-27 10:28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많은 사람이 의외라고 생각하겠지만 오연서는 걸그룹 LUV 출신이다.

16세였던 2002년 오햇님이라는 본명으로 '오렌지 걸'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과 데뷔 시기가 겹쳤던 탓에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 결국 1집 활동 후 팀을 해체했다. 그리고 오햇님은 2003년 KBS '반올림'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 이후 오연서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배우로 전업했다. 이력으로만 놓고 본다면 '연기돌 1세대'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기돌'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오연서는 '연기돌'이라는 틀에 갇힌 적이 없었다. '배우 오연서'가 더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다가온다. 그 비결은 뭘까.

"걸그룹으로 활동한 기간이 길고 보여준 이미지가 많으면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고 상쇄하는데 오래 걸린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이미지가 많지 않다. 걸그룹이었냐고 놀라는 분들도 있다.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다."


배우로서 오연서가 보여준 이력은 화려했다. 2011년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얄밉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방말숙 역을 맡아 집중 관심을 받았다. 이후 MBC '오자룡이 간다'(2012) '메디컬 탑팀'(2013)을 거친 그는 '왔다! 장보리'로 '대박'을 냈다. 그리고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까지 성공시키며 자타공인 원톱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동안 오연서 본인에게는 어둡고 힘든 인고의 시간이 뒤 따랐다.

"너무 어린 나이라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어린 친구들이 활동하지 않았었다. 무작정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고생도 많이 하고 좌절도 많이 했다. 요즘 친구들은 내가 봐도 똑똑하고 씩씩하게 잘하고 있는데 내 어린 시절은 그렇지 않았다. 만약 돌아가서 연기를 했다면 조금 더 늦은 나이에 데뷔했을 것 같다. 연극영화과도 가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에 시작했을 것 같다. 연예인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했는데 생각 같지 않았다. 화려한 모습은 보여지지만 얼마나 아픔이 있는지 몰랐다. 해보니까 그게 다가 아니더라. 너무 힘든 점이 많았다. 지금까지 배우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고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오연서의 연기라면 인정하고 보는 분위기이지만 스스로는 한계에 부딪힌 적도 많았다. 그럴 때면 좌절하고 무너졌다 다시 일어나 벽에 부딪히며 그렇게 20대 청춘을 다져나갔다.

"배우를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다. 그만두고 싶다가도 그럼 뭐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배우는 늘 선택받는 직업이다. 늘 감사하긴 하지만 힘들 때가 오면 그만해야 하나 싶다. 나한테 실망할 때 그런 때가 많이 오는 것 같다. 현장에서 연기가 뜻대로 안될 때 계속 연기해도 되나 고민이 된다. 그래도 현장에서 잘 안되면 될 때까지 하는 편이다. 연기는 혼자 만들어나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존재 만으로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꽉 채우는 분도 계시지만 나는 아직 도움을 받아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상대배우의 호연, 연출, 편집 등 늘 도움을 받는다. 모든 배역을 잘 하는 건 배우로서 당연히 해내야 하는 일이고 꿈이기도 하지만 안 맞는 옷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늘 생각한다."

어쨌든 LUV는 오연서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최근 멤버 언니 한분이 결혼했다. 너무 축하한다. 같이 연기하고 그런 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추억은 뒤로 하고 오연서는 앞으로도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다져나갈 계획이다. 워낙 쉼없이 달려온 탓에 당분간 가족 여행을 비롯해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지만, 그 휴식기도 그리 길지는 않을 전망이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웹툰은 봤다. 드라마는 방송 중일 때 다른 작품에 출연 중이라 못 봤다. 막상 영화를 하려다 보니 드라마는 못 보겠더라. 아무래도 본 건 잔상이 남아서 영향을 받을 것 같았다.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기도 하고 러닝타임도 다르다. 배우들도 사실 박해진 선배님 빼고는 다른 배우가 캐스팅 돼서 부담이 덜어졌다. 드라마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있고 해서 다른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웹툰이 원작이라 비슷한 부분도 있을 거고 다른 부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시나리오 자체를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결말이 조금 신선했다. 결말이 되게 좋았다. 오랜만에 대학에 가니까 좋았다. 내 마지막 청춘물이라 생각하고 재밌고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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