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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딸 바보 김승현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의미있는 변화를 드러냈다.
처음으로 딸의 학교를 찾은 김승현은 딸이 몇반인지, 담임 선생님의 성함이 무엇인지도 몰라서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봐야했다. 이는 그동안 그가 얼마나 딸의 학교생활에 무심했었는지를 여과없이 비춰줬다.
김승현이 학부모 면담을 신청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최근 딸이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것과 과거 집단 따돌림의 아픔을 지닌 딸의 교우관계가 걱정됐던 것. 면담 결과, 아파서 지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수빈이는 모범적인 학생들에 비해서는 조퇴나 지각이 많은 편이었다. 가장 우려했던 교우 관계도 순탄치 않았다. 딸은 새 학년에 올라간지 절반이 다 지났지만 새로운 반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못했다.
하지만 김승현은 이날 면담을 통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소중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귀한 손녀를 마음대로 혼낼 수 없는 조부모, 딸의 유일한 안식처인 친구같은 삼촌까지 엄격한 훈육이 힘든 환경 속에서 김승현은 자신이 쓴소리를 하며 악역을 자처해왔던 상황. 김승현은 "강한 표정, 거친 말투보다는 일관성있는 태도와 존경받는 아빠가 필요한 시기"라는 담임 선생님의 조언에 깨달음을 얻고 변화를 다짐했다.
면담을 마친 뒤 김승현은 딸의 친구들에게 회전 초밥을 사면서 점수를 따는 등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력을 곧바로 시작했다. 하지만 성장기 여고생들의 왕성한 식욕은 계산 밖이었다. 딸과 친구들의 폭풍 먹방에 당황한 옥탑방의 가난한 아빠 김승현은 가격표를 보면서 싼 접시만 골라 먹는가하면 국물로 배를 채우며 딸아이와 친구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눈물겨운 허세를 선보였다. 하지만 결국 집에 돌아와 생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모습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집에 돌아온 김승현은 딸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이제는 삼촌한테만 얘기하지 말고 아빠한테 먼저 연락해"라며 책임감을 깨닫고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딸의 심드렁한 태도에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김승현은 "이해가 안된다. 고등학교라도 졸업을 해야지 사회에서 뭐든지 할 수 있다"며 화를 냈고 딸 수빈은 "화부터 내는 건 순서가 잘못됐다"며 "왜 힘들었는지" 자신의 얘기를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아빠에게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결국 또 욱하는 말싸움으로 끝맺긴 했지만 김승현 부녀의 관계는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방송 초반과 달리 티격태격 부딪치면서도 각자의 생각과 심경을 솔직히 밝히는 평범한 부모 자식 간의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것.
서툴기만 한 초보 아빠 김승현이 딸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점차 좋은 아빠로 성장해나가는 과정과 사춘기의 반항기로 똘똘 뭉친 것만 같았던 딸 수빈의 속 깊은 반전 매력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게 만들고 있다.
'살림'의 사전적 의미는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로, 한 가정과 집안을 온전히 만들어가는 스타 출연진들의 모습을 통해 살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살림남2'는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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