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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송하윤 "떨어진 오디션만 천 번, 인생캐릭터는 아직"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21 14:3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워낙 동안 미모를 뽐내는 탓에 송하윤을 신인 연기자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송하윤은 꽤 오랜 경력의 소유자다.

2004년 MBC '논스톱5'에서 김별이라는 예명으로 이승기 동생 역을 연기하며 얼굴을 알린 뒤 2005년 MBC '베스트 극장-태릉선수촌'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KBS2 '최강칠우' SBS '유령' OCN '리셋' 등에 출연했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산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슬럼프도 많이 왔다.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늘 항상 있었다. 너무 많이 그만두고 싶었다. 내가 바우여서, 연예인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냥 단지 나는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직업이고 다만 노출이 많이 되는 직업일 뿐이지 갖고 있는 고민은 똑같다. 일반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때려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그런 고민이다."


그런 그가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을 통해서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갖게된 이홍도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한편, 기억을 되찾은 뒤에는 주오월로 오혜상(박세영)에게 시원한 반격을 펼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대박을 냈다.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에서 백설희 역을 맡은 송하윤은 현실공감 연기로 시청자 호평을 이끌어냈다. 6년 사귄 남자친구 김주만(안재홍)에게 헌신했지만 믿었던 남자친구의 권태와 바람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이별을 택하고 꿋꿋이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모습은 수많은 여성팬들의 공감과 응원을 자아냈다. 이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도 쏟아졌다.

"인생 캐릭터라는 뜻을 잘 모르겠다. 오래되긴 했지만 많이 하진 못했다. 기회가 많이 있지도 않았다. 아직 못해본 역할도 많다. 인지도 혹은 사람들에게 받을 수 있는 인기나 관심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물론 친구들이 잘 되면 조급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직업이고 내가 조하하는 연기다. 무언가를 얻고자 선택한 건 아니었다. 감수성이 남들과 좀 다른 것 같다, 다른 쪽으로 감성을 써보자고 처음에 시작했다. 지금도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그래서 인생 캐릭터나 이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호평은 쏟아졌지만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람인지라 주변 이야기를 들으면 연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주위가 시끌시끌 했던 건 안다. 이 역할 뿐 아니라 오월이 때도 그랬다. 악플을 받으면 악플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생겨서 꾸미게 되고 힘이 들어가더라. 칭찬을 받으면 그만큼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긴장이 풀리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우리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께 좋은 시간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이 두 달 간 16시간을 투자한다는 건 굉장한 에너지다. 그 부분에 있어서 대단한 시간을 우리한테 투자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컸다. 대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 마음과 예쁨을 잘 전달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게, 자신을 위로해줄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이었다."


송하윤은 앞으로 '쌈 마이웨이'와 설희를 비워내는 작업을 할 생각이다. 아직도 그 여운이 너무나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뒤에 차기작을 물색할 생각이다.


"뭐든 잘 살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진짜 다 해보고 싶다. 떨어졌던 오디션이 천 번은 될 것 같다. 너무하고 싶어서 울며불며 매달렸는데 계속 떨어지니까 아직도 하고 싶고 기대되는 게 너무 많다. 애라 캐릭터 보면서 나도 많이 울었다. 그 친구도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떨어지고 계속 실패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많이 울었다. 대본 안에서 되게 많은 걸 느꼈다.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긴 하다. 그런데 뭐든 급하면 체하고 사람이 기분 좋은데 실수를 하니까 나에게 남겨진 숙제를 먼저 해야할 것 같다. 조금더 꾹꾹 눌러 받아야 다음 작품을 받아들일 때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감정이 비워지지 않았는데 다른 감정을 넣는 건 위험한 것 같다. 잘 다듬어서 다음 작품에는 연기를 더 잘할 수 있게 천천히 보기로 했다. 지금은 굉장히 열려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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