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슈퍼맨이 돌아왔다.
선배들은 '개그콘서트' 후배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지만 동시에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음을 일깨우는 마지막 경고이도 하다. 이들마저 살리지 못한다면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남은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입지가 위태로울 것. 하지만 김대희는 "일요일은 우리 것. 절대 도망가면 안 된다"라는 말로 배수진을 쳤다.
-과거에도 '개콘'의 위기를 실감한 적이 있나?
-하지만 일요일 예능 시간 경쟁이 예전보다 치열해 졌다.
'효리네 민박'이랑 '미운우리새끼'에 드라마까지 장난이 아니다. 근데 그렇다고 도망가면 안 된다. 일요일 밤 9시는 우리 시간이라는 마인드가 있다.
-공개 코미디 위기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솔직히 '공개 코미디의 위기'가 맞는지, '현재 코미디의 위기'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후배들이랑 초심으로 돌아가서 살려내면 그건 공개 코미디의 위기가 아니었고 현재 코미디의 위기가 아닌가 싶다. 죽을 힘을 다해서도 안 되면 공개 코미디의 위기가 맞을테고. 만약 그렇다면 이젠 새로운 포맷의 코미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
사실 회사(JDB엔터테인먼트)에 올인하려고 '개그콘서트'에서 빠지게 됐는데 안정화되고나니까 무대에 대한 갈망이 생기더라. 마침 900회 특집이 있었다. 그걸 계기로 이렇게 OB들과 복귀하게 되긴 했지만, 계속할 생각은 없다. 예전의 명성을 찾고 다시 자리를 잡아 후배들에 다 돌려주고 싶다.
-박진영처럼 후배를 양성하고 직접 롤모델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하. 타 기획사와 비교하자면... 키이스트 배용준 씨 같이 되고 싶다. 전면적으로 나서지 않고 여유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더라. 그리고 개인적으로 키이스트 대표들과 다 친해서 언급해 봤다.(웃음)
-김준호의 경우 버라이어티 쪽으로 활약을 하는데, 김대희는 연기 쪽으로 이력이 눈길을 끈다.
희극이 좋아서 개그맨이 된 케이스라서 항상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언제든 하고 싶다. 연기하는 순간 만큼은 행복하다. 버라이어티나 MC 등도 기회가 있으면 물론 감사히 하겠지만 연기 만큼 잘 할 수 있을까 싶긴하다. 그리고 김준호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아! 근데 뒤에 꼭 '하하'라고 꼭 써 달라. 우스갯소리인데 그냥 '김준호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만 쓰면 너무 이상하더라. 주위에서 자꾸 싸웠냐고 묻는다.
-소속 개그맨 김준호, 키이스트로 따지면 에이스 김수현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을까?
따지자면 박나래나 김준현이 김수현급이고 김준호는 그보다 아래, 아래다.
-김대희의 개그 계보를 이을만한 후배가 있다면?
나는 특별히 개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연기로 상황의 반전을 주는 코미디를 주로 한다. 그래서 연기 잘하는 후배들이 좋다. 박영진, 송준근, 김준현 같은 친구들이 잘 하는거 같다. 그리고 좀 더 밑으로 내려가면 이세진.
-김대희에게 '개콘'이란?
엄마이면서 자식이랄까. 개그맨 김대희라는 이름을 1999년 '개그콘서트'를 통해 알렸기에 엄마 같은 존재인데, 너무 오래해서 이젠 자식 같은 느낌이다. 근데 자식이 자꾸 위태위태하니까 안타까운 마음이고 다시기세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