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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빈궁마마"…'아이해' 송옥숙 자궁적출, 최선의 대사일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03 08:3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가 부주의한 대사 선정으로 시청자 원성을 샀다.

2일 방송된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는 오복녀(송옥숙)이 자궁근종으로 적출 수술 판정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차규택(강석우)은 오복녀의 가짜 깁스 사건을 계기로 졸혼을 선언, 여행을 떠났다. 홀로 남은 오복녀는 늦은 밤 통증을 호소했고 차정환(류수영)과 변혜영(이유리)은 그를 응급실로 옮겼다. 오복녀는 자궁근종 판정을 받았는데, 근종 크기가 커 자궁 적출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절망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문제적 발언이 터져나왔다. 오복녀가 "내가 빈궁마마가 되다니. 이제 나 여자로서 끝나는 거 아니냐"고 말한 것. '빈궁마마'는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다. '아버지가 이상해' 극 자체가 줄임말을 포함한 유행어나 속어 등을 대거 사용해 웃음을 안겨오긴 했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비하 발언까지 아무런 필터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극에 녹여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실제 비슷한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복녀를 대하는 차규택의 태도 또한 시청자 뒷목을 잡게 했다. 차규택은 "암이 아닌 게 어디냐. 밥 좀 먹고 오자. 나도 맹장 떼어냈다. 마찬가지다. 애를 더 낳을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자궁 좀 뗀다고 어떻게 되냐"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러한 차규택의 행동은 오복녀가 비정상적인 아들에 대한 집착을 갖게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긴 했다. 그래서 몰상식한 행동으로 분노를 유발했던 오복녀 캐릭터에 연민을 들게 했다. 하지만 무뚝뚝한 가부장주의를 넘어 상대의 소중함을 잊은 차규택의 언행은 또 다른 분노를 유발했다. 차규택의 무관심한 행동을 본 변혜영이 여자로서 오복녀를 이해하고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 작가의 의도야 파악되지만,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MBC '오로라 공주'의 "암 세포도 생명이다",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동생이 죽으니 액운이 풀린다"는 등의 대사는 '생명 경시'라는 논란 끝에 '막장'이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따뜻한 가족애와 현실적인 대사로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아버지가 이상해' 또한 이 경계에 선 만큼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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