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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냥 관념적인 말일 수 있고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손수현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 말 그녀의 첫 연극 도전작 '무인도 탈출기' 연습장에서다. 스치듯 만나게 된 것이지만, 그 만남을 계기로 더 오래 전 한 영화인의 SNS를 통해 처음 손수현이라는 배우를 인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목조목 인공적으로 다듬은 얼굴들 사이 말간 손수현의 얼굴이 퍽이나 신선했었나 보다. 직접 만났던 것도 아니고, 그저 SNS의 사진으로 보았던 손수현의 첫 인상이 이렇게나 또렷하다니.
그러고보니 손수현은 무엇을 하고 지냈을까. 그런 궁금증이 든 것은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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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의 다이어리를 보면 느껴지겠지만, 손수현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고심 끝에 내뱉었다가도 다시 곱씹어 정정할 것은 정정하고 부연할 것은 부연한다. 쉽사리 곁을 내어주는 성격은 결코 아닌 듯 하다가도 통한다 싶으면 쓱 먼저 손을 내미는 대범함도 있었고, 어색함과 불편함의 장막을 하나씩 걷어낼 때마다 예상치 못한 터프함과 장난기로 주변을 무장해제시키기도 했다. 그런 리얼한 손수현의 모습을 여배우 다이어리에 담아보고자 했다.
또 그녀 스스로는 "고작 서른 살인 내가 뭐라고...어쩌면 흑역사가 될 것 같다"고 자평했지만, 딱 서른의 문턱에서 그녀가 앓고 있는 성장통 역시도 고스란히 이 곳에 담아보고자 더 많이 더 가까이에서 손수현에게 말을 걸고 또 걸었다. 여배우 다이어리 손수현 편에 레드카펫으로 걸어가는 여배우의 화려한 걸음걸음 보다 클로즈업이 많은 까닭은 그 때문이다. 한달 가량 지켜본 손수현이라는 사람 자체가 레드카펫 위에서 또각또각 걷는 것보다 툭 주저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 더 가깝기도 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손수현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또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 안에 그는 좋은 사람이라는 방향성도 함께 설정했다. 사실 그 자체로 이미 손수현은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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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현의 여배우 다이어리가 서른의 그녀에게 응원가가 되길 바란다. 또 한편으로는 손수현을 SNS 라이브로만 만나왔던 그녀의 팬들 혹은 대중에게는 손수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길 바란다.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