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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소이 "美진출 무산, 절망했지만 포기할 수 없는 꿈"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4-21 10:1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소이(본명 김소연, 37)가 앞으로 연기 방향을 일깨워준 할리우드 진출 일화를 밝혔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한국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영화 '폭력의 씨앗'(임태규 감독)을 들고 관객을 찾게 된 김소이. 극 중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주아를 연기한 김소이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1994년 VJ로 연예계에 입성, 1999년 5인조 걸그룹 티티마로 본격 데뷔한 김소이는 2002년 티티마가 해체된 이후 배우로 전향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로 자신만의 행보를 구축해나갔다. 그는 2004년 방송된 MBC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를 통해 연기에 첫발을 디딘 후 2009년 MBC '지붕뚫고 하이킥!', 2010년 SBS '나는 전설이다', 2012년 tvN '아이 러브 이태리'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고 동시에 스크린 역시 2005년 개봉한 영화 '가발'(05, 원신연 감독)을 시작으로 '해부학 교실'(07, 손태웅 감독) '배우는 배우다'(13, 신연식 감독) '조류인간'(15, 신연식 감독) '프랑스 영화처럼'(16, 신연식 감독)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연기뿐만이 아니었다. 외교관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홍콩, 영국, 미국, 대만을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덕분에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3개국어를 마스터한 수재인 김소이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MC는 물론 예능, 연출, 인디 밴드 라즈베리필드의 보컬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에 '아무도 몰라' '꿈, 틀' 등 두 편의 에세이를 집필하며 작가로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중인 김소이. 그가 '프랑스 영화처럼'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에서 김소이는 치과 의사이자 다정한 남편 수남(박성일)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평범한 여자로 보이지만 실상은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며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주용(이가섭)의 누나 주아 역을 맡았다. 벗어나라는 동생의 만류에도 쉽사리 남편의 폭력에 벗어나지 못하는, 폭력이라는 불행 속에 사는 여자를 완벽히 소화해 감탄을 자아낸다.


김소이는 "임태규 감독이 내 전작을 보고 '폭력의 씨앗' 캐스팅 제의를 했다. 직접 음반 소속사로 연락을 취해 출연을 제안했고 이런 임태규 감독의 믿음과 신뢰로 '폭력의 씨앗'을 선택하게 됐다"며 "군 폭력, 가정 폭력이 사실 피부로 체감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사건이 발생하면서 심각성을 알게 됐다. 지난해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이 굉장히 많지 않았나?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과도 우리 사회에 내제된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임태규 감독은 '폭력의 씨앗'을 두고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다고 하더라. 거창하게 가르치겠다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 내제된 폭력의 씨앗을 발견하고 폭력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심각성을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연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나 역시 대단한 역할, 대단한 연기는 아니지만 이런 의미깊은 작품에 일조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폭력의 씨앗'은 배우 김소이에게 많은 메시지, 영감, 경험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그는 "영화 후반부 주아가 주용의 뺨을 때리면서 다투는 장면이 있는데 그 한 신을 무려 34회 테이크까지 갔다. 상대 배우인 이가섭의 뺨이 나중에 빨갛게 부을 정도였다. 대게 아무리 NG가 나도 20회쯤에 마무리를 짓는데 그 장면은 모든 배우, 스태프가 영혼을 붙잡아 가며 끝까지 버텨 만든 장면이다. 배우가 연기하면서 쏟아내는 에너지를 얼마나 고르게 분배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한 김소이는 미국 오디션에 관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미국 드라마와 영화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고 차근차근 준비에 나섰고 최근엔 오디션 최종 단계까지 가며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지만 안타깝게도 비자 문제라는 문턱에 걸려 몇 차례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이와 관련해 김소이는 "지금도 여전히 할리우드 오디션을 열어놓고 있다. 캐스팅되더라도 오랫동안 미국에 거주하며 촬영을 이어가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늘 비자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영화처럼' 개봉을 한 뒤 연기를 더 배우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한국 현장에서도 배우는 게 많지만 영화의 도시인 할리우드에서 한 번쯤 연기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가족, 매니저 없이 혼자서 미국으로 떠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먼 타지에서 혈혈단신 3개월간 살았는데 너무 귀한 경험이었다. 3개월간 LA에 머물면서 연기 학원에 등록해 배웠고 틈틈이 오디션을 도전했는데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미국은 일단 배우가 너무 많았다. LA의 절반이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배우를 꿈꾸는 이들이 상당했다. 오디션을 보고 난 뒤 좌절했고 또 절망했다. 매일 한계에 부딪혔고 그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나왔다. 오디션을 보고 돌아오는 길 마트에서 가장 저렴한 스시를 사 먹으면서 매일 울었다. 그때마다 친구들이 '쉽게 될 줄 알았어?' '더 열심히 해야 해'라며 다독여줬다. 그렇게 3개월을 버텼고 다시 돌아온 뒤 연기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은 확연히 달라졌다"고 웃었다.

이어 "할리우드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거리적인 한계가 있어서 쉽지 않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할리우드 제작진은 미국 시민권을 얻어 미국에서 제대로 꿈을 펼치라고 하지만 아직은 한국 배우 타이틀을 달고 미국 무대에 서고 싶다"며 "작품은 배우에게 운명인 것 같다. 정말 운명의 남자친구, 남편을 만나는 것처럼 꼭 맞는 작품이 언젠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한편, '폭력의 씨앗'은 군 폭력을 당해오던 주인공이 분대원들과 외박을 나와 일어나는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이가섭, 박성일, 김소이가 가세했고 '조난자들' 연출부 출신 임태규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오는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에서 열리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한 '폭력의 씨앗'은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 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DN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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