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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피고인' 최종회가 평균 29.7%, 최고 32.9%(닐슨 코리아 수도권 시청률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동시에 9주 연속 공중파 3사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으로 3개월간의 길었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 흔한 러브라인도, 빠뜨리면 왠지 서운한 막장 전개도 없었지만, '피고인'은 월, 화요일 밤 10시, 시청자들의 60분을 온전히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피고인'이 이토록 뜨거운 사랑을 받은 데에는, 끝까지 응원해주고 싶고 진심으로 위로를 건네고 싶은 주인공 박정우가 있었다.
박정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에서 일순간 딸과 아내를 죽인 살인범 신세를 쓰게 된 인물로,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잃어버린 4개월간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다. 그 덕에 모든 비극의 중심에 무자비한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고, 숱한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정의의 이름으로 차민호에 죗값을 치르게 했다.
시청자들의 간절함에 응답하듯, 박정우는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맞서 끝까지 싸웠고, 어떤 상황에도 굴복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박정우는 '피고인'이 전하고 싶었던 진정한 '희망' 그 자체였던 것. '이 시대에 한 명쯤 존재했으면'하는 바람을 심어주었던 박정우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검사의 모습으로 18회 엔딩을 장식,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성, 엄기준부터 막내 신린아까지
그간에도 익히 호평받았지만, '피고인'을 통해 지성과 엄기준은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 귀한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두 사람은 단순히 선과 악으로 대비될 수 있었던 박정우와 차민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그들 각각의 사연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보다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둘을 주축으로 권유리, 오창석, 엄현경, 장광, 성병숙, 우현, 윤용현, 조재윤, 조재룡, 오대환, 김민석, 강성민 등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해 작품의 재미와 감동을 더했고, 특히, 막내 신린아는 박정우의 딸 박하연 역을 맡아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열연을 펼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강한 스토리-공감을 기반 시청자 홀릭
'피고인'을 집필한 최수진, 최창환 남매 작가는 '천 원짜리 변호사'로 2015년 SBS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천 원짜리 변호사'보다 앞서 2013년 기획한 '피고인'을 SBS에 편성할 기회를 얻었고, 공감을 바탕에 둔 강렬한 스토리와 거칠 것 없는 속도감을 무기로 수도권 평균 시청률 23%를 기록하는 대박을 쳤다.
강렬한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가장 큰 이유였다. 이처럼 센 스토리가 완성될 수 있었던 요인은 거듭되는 '반전'. 예측불가의 반전이 계속되면서 극의 전개는 처음의 강력함을 끝까지 잃지 않았고, 속도감은 가속도를 얻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대전제 속에 모두 한마음으로 박정우가 딸 하연(신린아 분)을 무사히 찾고, 차민호를 응징하기를 응원했다.
'피고인'의 숨은 힘, 중독성 강한 마성의 미(美)친 엔딩!
'피고인'의 중독성 강한 엔딩은 매회 장안의 화제였다. 엔딩을 향해 달리는 스토리의 힘은 강력했고,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중에도, 6회 이성규(김민석 분)가 하연이가 즐겨 부르던 동요 '산골짝에 고양이'를 흥얼거리며 "형이 안 했잖아요."라 자백하던 엔딩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연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극대화했다.
또, 박정우의 감옥 탈출 엔딩에서 들려온 교도소장의 목소리는 탈출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검사 박정우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끝을 맺은 18회 엔딩은 '피고인'을 인생 드라마로 기억하게 할 아름다운 엔딩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은 가슴속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주인공 박정우의 이야기를 토대로 지성, 엄기준 등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대중의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았다. 2017년 SBS가 야심차게 선보인 첫 번째 드라마이자, 무시무시한 월요병을 극복 가능케 했던 화제의 드라마였던 만큼, '피고인'을 향한 시청자들의 그리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