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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미씽나인' 최태준 "사슴같은 찬열, 죽여서 미안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3-20 11:2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최태준이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태준은 MBC 수목극 '미씽나인'에서 최태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밴드그룹 드리머즈 베이스 출신인 최태호는 그룹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서준오(정경호)에게 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 밴드 탈퇴 후 배우로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성공과 이익 외에는 관심이 없다. 이런 성격 탓에 무인도 조난 후에는 살인마로 돌변, 갖은 악행을 저지르다 마지막에서야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자수한다.

최태준은 2001년 SBS 드라마 '피아노'에서 조인성 아역으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매직키드 마수리', '빠담빠담', '대풍수', '못난이 주의보', '냄새를 보는 소녀', '부탁해요, 엄마' 등을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긴 했으나 항상 착하고 정의로운 역할을 선보였던 탓에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번 '미씽나인'에서는 역대급 연쇄살인마를 실감나게 연기하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선해보이는 얼굴과는 달리 악에 받쳐 실종자들을 해치우는 날선 눈빛 연기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이에 '미씽나인' 자체는 시청률 면에서 고전했으나 "최태준은 남았다"는 극찬이 쏟아지기까지 했다.

"섭섭한 게 더 크다. 너무 재밌게 촬영했다. 제주도에서 같은 숙소에 머물며 촬영하다 보니까 살 비비며 일하는게 좋더라. 서울에서 촬영하면 스케줄 이후 흩어지는데 밥도 같이 먹고 때로는 술도 한잔 하면서 얘기도 하고 연기 얘기도 이어서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좋더라. 피드백을 같이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가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거나 같이 어울리는데 어려움 있는 분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런 것 없이 다같이 뭉쳐서 어울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디서 모이자고 하면 한명도 빠짐없이 다같이 모여서 방송도 다같이 보고 좋았다. 정말 '미씽나인'이 됐다. 너무 그립다."


모난 성격의 배우가 없는데다 제주도에서 동고동락하다 보니 급격히 친해졌다. 특히 '형'을 좋아하는 최태준에게는 아주 행복한 현장이 됐다고. "메뉴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상호 선배님이 자주 정해주셨고, 그 다음은 경호 형이 했다. 메뉴 선택도 항상 탁월했다. 나는 주로 리액션 담당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열 역의 엑소 찬열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찬열 씨는 엄청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 그룹이고 스케줄도 바빴다. 제주도 촬영과 해외 스케줄을 병행해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워낙 찬열 씨가 갖고 있는 에너지가 예쁘다. 키도 눈도 사슴같다. 리액션도 좋다. 너무 귀엽다. 사랑받는데 이유가 있다 싶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어떻게 저렇게 맑을까 싶더라. 너무 고마웠다."

최태호는 무인도에서 너무나 사랑했던 동생 이열을 죽이고 본격적인 흑화를 시작한다. 현장에서 아끼고 예뻐했던 찬열을 극중에서 죽여야 했던 최태준의 마음은 어땟을까.

"사실 찬열 씨랑은 액션도 많고 했다. 열과 태호의 갈등이 섬에서의 첫 살인이었는데 물 속에서 싸우는 신도 있었고 모래 사장에서 뒹구는 신도 있었는데 무슨 신을 찍더라도 항상 웃는다. 그런게 고마웠다. 서로 힘을 많이 주는 장면이니까 뭔가 아쉽거나 하면 상대배우 눈치를 안볼 수가 없다. 테이크를 한번 다시 가고 싶어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태호도 열이도 감정이 격한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 만족스럽지 못하면 힘들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한번 다시 하고 그런 걸 서로 인정해줬기 때문에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죽였을 때 너무 미안하고 아쉬웠다. '열이 죽으면 어떻게' 했다."



주변의 반응도 뜨거웠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에이핑크 윤보미도 꼼꼼히 모니터링을 했다.

"보미가 오빠 무섭다고 하더라. 재밌다고 챙겨봐주니까 고맙다. 내가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안하고 있었더라면 무섭게만 보실 분들이 많았을텐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계시니까 오가다 팬분들 만나면 '저도 죽여주세요' 그랬다. 마지막 쫑파티 때는 스태프들이 뒤에서 목 조르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했다."

최태준은 이제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날 계획이다.

"상호 선배님 경호형 선빈이 진희 누나 다 자유롭게 하는 모습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하고 귀엽고 예쁘게 할 수 있을까 했다. 로맨틱 코미디도 한번 해보고 싶고 재밌고 달달한 것도 한번 해보고 싶다. 아니면 또 멋진 악역이 있다면 태호와 또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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