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러브라인'이 없어도 문제없다.
드라마에는 무조건 '러브라인'이 있어야 하는 시대는 갔다. 어떤 장르건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 있던 과거 드라마들과 달리 최근 드라마들은 사랑 이야기 없이도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의 이야기를 그린 장르드라마인 SBS '피고인'(연출 조영광·정동윤, 극본 최수진·최창환)은 남 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주인공 박정우의 투쟁기에 초점을 두고 장르드라마의 색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월화드라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월 23일 첫 방송부터 1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박정우의 탈옥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최고 시청률 23.7%까지 치솟고 있다.
보통 지상파 장르 드라마들이 '장르물'을 표방하면서도 결국 남녀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춰갔던 것과 달리 '피고인'은 박정우의 탈주 및 복수극과 박정우와 차민호의 불꽃튀는 대립각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자주인공인 서은혜(권유리)는 '연인'의 역할이 아니라 박정우의 변호사로서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나연희(엄현경)도 사랑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니라 과거 아버지를 몰락하게 했던 차민호의 뒷통수를 칠 계획을 서서히 준비하며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피고인'에서 가장 애틋하게 그려지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딸 박하연을 향한 박정우의 절절한 부성애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동시간대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S2 '김과장'(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도 마찬가지다. 오피스 드라마인 '김과장'은 '직장에서 연애 하는 이야기'가 아닌 진짜 직장인들의 애환과 기업 내의 부정부패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경리부 직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대기업의 불합리함을 직접 목격하면서 오히려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지상파에서 방송됐던 오피스 드라마들이 사내 연애 이야기, 특히 높은 직급의 상사와 부하 직원, 라이벌 등이 얽히고 설킨 삼각 로맨스를 그렸던 것과 달리 '김과장'은 김성룡 과장을 중심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똘똘 뭉치는 경리부 직원들의 고군분투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 김성룡과 윤하경(남상미)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면서도 로맨스로 빠지지 않으며 진정한 '오피스 드라마'의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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