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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90년대를 주름잡았던 언니들이 일제히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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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해 이영애는 울었다.
이영애는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로 13년 만에 컴백했다. '대장금'으로 전설의 히트를 기록한 뒤 결혼, 내조와 육아에 전념했던 '한류퀸'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온라인은 떠들썩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가 200억 원 대의 제작비를 투입해 100% 사전제작되는 대작이라는 점, 상대 배우가 송승헌이라는 점도 그의 컴백에 힘을 실어줬다.
이영애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다. 현대극 연기는 어색하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사극 연기 또한 '역시 사극에 어울리는 배우'라는평과 '여전한 미모만큼 여전한 연기력'이라는 평이 공존한다.
작품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시청률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인풋 대비 아웃풋이 현저히 떨어지고 배우로서의 기본 미덕인 연기력마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니 이영애로서는 쓴맛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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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영, 절반의 성공
고소영은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에서 심재복 역을 맡아 2007년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완벽한 아내' 역시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 중이다. 경쟁작인 SBS '피고인'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또한 10%대 초중반 시청률로 선전하고 있는데 반해 4~5%대 시청률로 월화극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고소영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진다. 연기파 배우라기보다는 화려한 셀러브리티 이미지가 강했던 그였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현실 공감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는 것. 시청자들은 헝클어진 머리와 수수하 옷차림의 고소영이 남편의 불륜에 아파하고 현실적 장벽에 가로막혀 좌절하는 모습에 깊은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비록 시청률 최하위라고는 하지만 2월 27일 3.9%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5.1%까지 시청률이 상승했고, 고소영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연기력 면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낸 만큼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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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극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엄정화는 이영애, 고소영에 비해 공백이 적었던 케이스다. 그의 드라마 출연은 2014년 '마녀의 연애' 이후 3년 만이고, 지상파 드라마 출연은 2009년 '결혼 못하는 남자'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그래서일까. 엄정화는 앞선 두 스타보다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데 성공하는 듯한 분위기다. 20년 이상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톱스타 유지나 역을 맡은 그는 톱스타가 느끼는 풍요 속의 빈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화려한 생활 속 공허함과 외로움, 과거의 상처, 오랜만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해내며 '역시 엄정화'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시청률 역시 순조롭다. 지난 4일과 5일 방송된 '당신은 너무합니다' 1,2회는 각각 12%, 14.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꿰찼다.
다만 엄정화의 경우 막장 논란을 이겨내야 한다는 핸디캡은 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초반부터 유지나가 해당(구혜선)의 남자친구 성택(재희)에게 끌려 둘의 이별을 종용하는 모습을 그리며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러한 캐릭터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풀어내 시청자를 납득시킬지가 엄정화에게 남겨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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