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아이돌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는 망한다"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최근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남다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100% 살려주면서도 선배 연기자들과 남다른 호흡과 케미를 보이며 동시간대 1위 드라마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연출 조영광·정동윤, 극본 최수진·최창환)에서는 소녀시대 유리가 배우 권유리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앞서 유리는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 'OCN '동네의 영웅', SBS '고호의 별의 빛나는 밤에' 등에서 걸그룹 특유의 발랄하고 쾌활한 캐릭터를 맡았다. 이에 그가 어둡고 진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피고인'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전 직접 지성의 집에 방문해 지성과 그의 아내이자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변호사 역을 맡은 바 있는 배우 이보영에게 조언을 얻었다는 유리는 우려와 달리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박정우(지성)의 담당 변호사 서은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억울한 상황과 불합리에 맞설 때 마다 나타나는 유리의 단호한 눈빛과 말투는 변호사이자 가장 믿음직스러운 조력자다웠다. 잔소리를 늘어놓는 이모와 투닥거릴 때는 우리가 알던 쾌할한 유리의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수목드라마 최강자 KBS2 '김과장'(연출 이재훈·최윤석, 극본 박재범)에서는 2PM 준호가 매력적인 악역 연기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극중 준호가 연기하는 사출신 TQ그룹 재무이사 서율은 독선과 아집으로 뭉친 안하무인으로 사사건건 김성룡을 끌어내리려 한다.
하지만 서율은 사랑 앞에 소심한 허당기를 한 번에 보여주며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거만한 표정과 말투로 독설을 내뱉으면서 음식을 우걱우걱 먹는 모습에 '먹방 악역'이라는 귀여운 별명까지 붙었고 색다른 악역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는 준호에게는 시청자의 호평이 뒤따르고 있다.
앞서 준호는 영화 '감시자들'(조의석·김병서 감독)을 시작으로 '스물'(이병헌 감독) '협녀: 칼의 기억'(박흥식 감독), 드라마 tvN '기억'(연출 박찬홍, 극본 김지우) 등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돌 출신 배우가 작품의 매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악역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준호는 서율이라는 악역을 그 어떤 악역 보다 매력적으로 소화하면서 이제는 '아이돌 출신'이 아닌 '진짜 배우'라는 명찰을 차게 됐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8%를 돌파하며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무자식 상팔자'(9.23%)의 추월만을 남겨두고 있는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연출 이형민, 극본 백미경)에서는 제국의 아이들 출신 연기자 박형식이 게임 전문 업체 '아인소프트'의 젊은 CEO 안민혁으로 분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 종영한 KBS2 '화랑'에서 불면증과 불안에 시달리는 차가우면서도 외로운 왕위 계승자 삼맥종을 연기하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자기 멋대로 사는 '똘끼충만' CEO를 120% 소화하며 연기자로서 또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재미를 한껏 살려주는 능청스러운 표정과 대사 소화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박형식은 앞서 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에서 이진욱의 아역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당시 박형식은 풋풋한 말투와 대비 되는 깊은 눈빛,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사려깊음이 듬뿍 묻어나는 대사 소화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SBS '상속자들', KBS '가족끼리 왜 이래', SBS '상류사회'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가수 보다는 배우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굳혔다. 최근 전 소속사 스타제국과의 계약 만료와 제국의 아이들의 해체로 인해 자연스럽게 '진짜 배우'로서 행보를 밟게 될 박형식의 성장에 더욱 기대가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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