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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김과장'은 왜 연장 논의가 안 나올까.
'김과장'은 삥땅 전문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노리고 TQ그룹에 입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큰 부정부패와 싸우며 그룹을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를 그린 오피스 코미디다. 작품은 배우들의 열연과 속도감 있는 연출, 센스있는 대본이 합을 이루며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2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고 줄곧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방송된 12회는 1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시청률 20% 돌파를 가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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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드라마 연장은 언제 결정될까. 드라마 연장 수순은 보통 이렇게 이뤄진다. 방송사에서 제작사에 연장을 요청하고, 제작사에서 작가 및 배우진을 설득하는 식이다. 애초 편성 분량에 맞춰 에피소드를 준비했던 작가는 추가 스토리를 구성해야 하고, 작품이 끝난 뒤 화보 및 광고 촬영, 혹은 해외 스케줄 등을 예정했던 배우들도 일정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연장이 이뤄지려면 작품 중반부를 넘어선 시점에서 논의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실제로 SBS 월화극 '피고인' 역시 16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었지만, 반환점을 돌자마자 연장 논의가 흘러나왔고 최근 2회 연장을 결정했다.
그런데 '김과장'은 아직까지 연장 논의가 나오고 있지 않다. 출연 배우 매니지먼트사는 물론 KBS 드라마국 관계자 또한 "아직 연장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장 없이 후속작인 '추리의 여왕'이 예정대로 4월 5일 방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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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은 연일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연장 논의가 없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가 생방송 촬영으로 분량을 채우고 있듯, '김과장' 또한 빡빡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생방송을 방불케 하는 촬영이 꽤 오랜시간 이어진 만큼 제작진도 배우들도 연장 분량까지 소화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김과장'과 같은 코미디물은 다른 장르보다 에피소드가 더 중요하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쌓여 흐름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데 예정에도 없던 에피소드를 무리하게 만들어낸다는 것은 템포를 떨어트려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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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부분 연장을 결정한 드라마는 '연장하지 않는 게 나았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4회 연장), '불어라 미풍아'(3회 연장), '우리 갑순이'(10회 연장) 모두 연장이 결정되면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 극이 늘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피고인' 역시 2회 연장이 결정된 뒤 반복되는 도돌이표 전개를 보여 '고구마의 늪'이라는 쓴소리를 듣는 중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에피소드를 구상해왔던 것에 비해 갑자기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다 보니 당연히 개연성이나 완성도를 충족시킬 수가 없다. 생방송에 가까운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갑자기 연장을 한다는 건 더더욱 퀄리티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일"이라며 "그래서 작가나 배우에게 드라마 연장을 설득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대부분 개런티를 높여주는 쪽으로 합의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초반 기획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면에서 '낭만닥터 김사부'의 스페셜 방송이나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시즌제 작업은 아주 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작품성과 그에 대한 기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로 새로운 기대와 호평을 이끌어낸 좋은 예다"라고 밝혔다.
반짝 수익을 먼저 바라보기 보다 일단 시청자가 믿고 맡겨준 분량부터 충실하려는 '김과장'의 뚝심에 박수쳐줘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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