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아이돌#연속극#예능...'피고인'이 깨부순 편견 셋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2-01 09:2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방송 2주 만에 시청자의 마음을 단단히 빼앗은 '피고인'이 방송 전 주연 배우들에게 따라붙었던 우려까지 확실히 지워버렸다.

지난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연출 조영광·정동윤, 극본 최수진·최창환)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7.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뒀다. 빠른 스토리와 예상치 못한 전개 등이 시청자의 마음을 순식간에 빼앗은 것. 하지만 '피고인'의 가장 큰 인기요인은 바로 배우들의 열연.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지성, 엄기준의 열연 뿐 아니라 첫 방송 전 우려를 낳았던 다른 주연 배우들까지 제 역할을 해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방송 전 가장 시청자의 우려를 샀던 배우는 권유리다. 지난 2012년 SBS '패션왕' 이후 영화 '노브레싱', 'OCN '동네의 영웅', SBS '고호의 별의 빛나는 밤에'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도 꾸준히 활동했지만 대중에게 그는 여전히 '아이돌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였다. 더욱이 그가 이전 작품에서는 소녀시대 유리의 이미지를 살린 발랄하고 쾌활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기 때문에 그가 어두운 스토리를 담고 있는 '피고인'에서 프로페셔널 하고 단호한 국선변호사 서은혜 역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혔다.
하지만 권유리는 우려와 달리 제 역할을 120% 해내고 있다. 방송 전 직접 지성의 집에 방문해 지성과 그의 아내이자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변호사 역을 맡은 바 있는 배우 이보영에게 조언을 얻었다는 그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지성(박정우)에게 손을 내미는 서은혜로 완벽 변신했다.

특히 31일 방송에서는 자신을 쉽게 변호사로 선임하지 않는 지성에게 "나를 믿고 싶어서 접견 신청을 매번 받는 것이 아니냐"며 단호히 압박하며 마음을 열게 했다. 지성에게도 밀리지 않는 단호한 눈빛과 말투가 눈길을 끌었다. 큰 소리를 내다가도 지성과 한 배를 탔다고 악수를 나눈 이후에는 평소 유리처럼 밝고 따뜻한 미소로 화답해 한층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진 배우 권유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극중 지성과 15년 지기 친구이자 지성이 연루된 사건의 담당 검사 강준혁 역을 맡은 오창석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연속극 전문 배우' 이미지를 완전히 지웠다. 2013년 MBC 일일 연속극 '오로라 공주'를 통해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인 뒤 MBC '왔다! 장보리' SBS '내 마음 반짝반짝' 등 중년 시청층이 높은 주말극에 출연한 오창석에게는 '연속극 전문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그가 장르적 색체가 강한 '피고인'에 이물감 없이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창석 역시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속극을 주로 하다 보니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31일 방송에서 오창석의 존재감이 제대로 터졌다. 그간 지성의 절친한 친구이자 그의 조력자인 줄 만 알았던 그가 지성의 가족들이 살해된 날 지성의 집에 방문했던 남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지성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그를 위로하며 친구로서 조언과 걱정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지성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고 "그날 밤 누가 우리 집에 왔었다"고 말하자 미묘하게 표정이 바뀌는 모습은 시청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오창석이 지성이 누명을 쓴 살인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강준혁이라는 인물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그려낸 오창석의 연기 덕분에 극의 긴장감을 한층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엄현경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극중 차명그룹 대표 차선호(엄기준)의 아내이자 도산한 재벌의 딸 나연희를 연기하는 엄현경에게는 배우보다는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했다. 엄현경이 KBS2 '해피투게더'에 MC를 맡아 엉뚱하면서도 거침없는 돌직구 발언과 예능감으로 대중에게 자신을 먼저 알렸기 때문. 매주 목요일 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를 웃기던 엄현경이 어두은 장르 드라마인 '피고인'에 출연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던 것.

엄현경 역시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대중의 우려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다보니 '피고인'을 보면서 나연희의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하고 어색해 하실까봐 불안한 부분도 있었다. 저 때문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엄현경은 "그 전에 했던 연기보다 조금 더 성숙하게 하려고 노력은 했다. 지금도 다른 어느 때보다 더 고민해보고,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깊게 들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는 각오를 입증이라도 한 듯이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엄현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엄현경이 연기하는 나연희는 엄기준의 정체가 형을 살해한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을 잃지 않기 위해 사실을 숨기며 살고 있는 인물로 오창석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는 또 다른 비밀을 키를 쥐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방송에서는 모임 자리에서 한 친구가 과거 자신의 과거를 들먹이며 "집안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 않냐"며 비아냥대자 싸늘하고 가시 돋친 말투로 "너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아?"라고 무섭게 답해 시청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한편, 지성, 엄기준을 비롯한 권유리, 오창석, 엄현경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피고인'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