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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작가 교체의 한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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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이영애(김현숙)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반복이다. 못 생기고 뚱뚱한 노처녀 이영애를 두고 꽃미남들이 애정을 갈구하는 모습은 여성팬들의 로망을 자극하며 '막영애' 시리즈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던 요소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구도가 10년 동안 반복됐다는 것이다.
시즌 초중반에는 30대 초반인 이영애의 연애사를 지켜보며 함께 마음 아파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했던 팬들이지만, 세월이 10년이나 지나고 이영애도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더 이상 삼각관계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소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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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의 러브라인을 끌어가는 방식 또한 신선하지 않다. 지난 시즌에서 본 듯한 장면이 거듭되며 재방송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 방송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승준이 중국으로 떠나고, 이영애의 아버지 이귀현(송민형)이 쓰러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모습은 '막영애' 시리즈 애청자들에게는 낯선 그림이 아니다. 이미 앞선 시즌에서 장동건이 중국 출장을 갔을 때 이귀현이 쓰러져 이영애가 가슴 아파하고, 그 곁을 김산호가 지켜주는 모습을 지켜봤었기 때문이다. 이승준을 잊지 못한 이영애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하고, 그의 곁을 조동혁이 지켜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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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렇게 러브라인에 집착하는 동안 '막영애' 시리즈 고유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막영애' 시리즈의 원동력은 이영애와 주변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그런데 회가 거듭될수록 이영애의 삼각관계 외의 이야기는 사라지고 있다. 갑자기 정지순(정지순)의 아이가 친자가 아니었다는 둥 아침드라마 뺨치는 막장 전개가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영애 캐릭터 역시 변질됐다. 이전 시즌까지는 사랑에 울고 웃지만 커리어를 쌓겠다는 일념 하나는 확실해 온몸을 던졌던 이영애가 갑자기 남자 없이는 못 사는 평범한 여주인공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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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영애15'가 시작되기 전 제작진은 "우리도 영애씨를 언제 결혼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결혼이 노처녀의 종착점이라는 메시지를 줄까봐 고민이 깊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개라면 여자의 인생 목적이 연애인가라는 의문만 남길 뿐이다. 이제는 이영애의 결혼 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은 작가진의 교체로 이야기는 물론 캐릭터마저 망가졌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제라도 제작진이 '막영애' 시리즈가 사랑받았던 이유가 판타지와 리얼리티를 한번에 잡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고 초심을 되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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