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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 각 분야의 시국선언이 잇따른 가운데 가요계도 다양한 방식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로'를 주제로 한 발라드곡들이 차트에 등장하는가 하면, 비판의 날을 세운 노래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있다.
이승환과 이효리, 전인권 등 음악인들은 상처받은 국민에게 노래로 위로의 뜻을 건넸다. 세 사람은 이규호가 작사·작곡한 '길가에 버려지다'를 함께 불러 각종 음원사이트에 무료 배포했다. 국가 혹은 집단과 개인 사이의 질문에서 시작된 노래로 현재의 갈등과 방황을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고, 처연한 슬픔을 이겨낼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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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노래들이 출시된 가운데, 래퍼 산이가 택한 방식은 '직진'이다. 24일 공개된 산이의 신곡 '나쁜 X'는 안 좋은 일이 많았던 올 한 해를 헤어진 연인과의 관계에 빗대어 표현한 곡. 이별한 연인을 겨냥한 노랫말은 요즘 세태와 묘한 연관성을 갖는다. 현 시국을 비판하는 가사가 화제되면서 음원차트 1위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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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브랜뉴뮤직 측은 열린 해석을 당부했다. 산이 측은 "가벼운 이별 노래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이가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길 과감없이 담았다. 노랫말에 담긴 의미에 대한 해석은 팬들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래퍼 조PD와 작곡가 윤일상이 협업한 '시대유감 2016'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직접적으로 가한 곡이다. 노래는 '(상실의 시대) 사기꾼이 다해먹는 세상 / 도둑 놈이 숨지 않고 떵떵거린 세상'이라는 노랫말이 담겼다. 또 래퍼 제리케이의 '하야해(HA-YA-HEY)', 디템포의 '우주의 기운', 김디지의 '곡성'(GOOD PANN) 등 힙합뮤지션도 힘을 보탰다.
고된 현실을 위로하는 노래들이 사회에 퍼지고 있다. 기존 대중가요가 사랑에 빠져 설레는 감정에 집중하거나, 이별에 슬픈 감정을 호소하는 반면, 이제 외로움에 대한 중심을 '위로'에서 찾고 있다.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는 게 아닌, '내가 너의 힘이 되어주겠다'는 식이다. 불편한 시국에 위로와 비판의 노래들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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