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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고민과 만족이 교차하는 PC방 순위 Top5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6-06-16 18:03





어쩌면 국내 온라인게임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기를 우리는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버워치의 등장 이후 PC방 점유율 1위 자리(게임트릭스 6월 15일 PC방 점유율 데이터 기준)의 주인공이 교체될 낌새를 보이는 가운데 'TOP 5'에 속하는 게임들의 위상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1위라는 이름이 익숙한 게임 LOL을 서비스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에게 요즘 상황은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2012년부터 2012년에 PC방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른 후 향후 10년은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 같았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1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2위인 오버워치와의 점유율 차이는 겨우 1.05%. 사실상 둘의 차이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 불만. 그리고 불안.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 자체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점유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이를 타파할만한 반등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시즌 섬머라는 흥행 호재가 전혀 힘을 내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이에 반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PC방 점유율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울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기존 IP는 물론 하스스톤, 히어로즈오브스톰 등의 신규 IP까지 모두가 국내 PC방 시장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마당에 완전히 새로운 IP인 오버워치가 이런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최근 드러난 오버워치의 상승세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기존 IP를 통해 강력한 마니아 계층을 형성하고 있지만, 신규 유저 영입에는 다소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는 증거다. 단순히 PC방 시장 점유율 순위의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는 것 뿐 아니라 '블리자드는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할 수 있다.

결론: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상황. 그리고 더 만족할 수도 있는 상황.

현재 PC방 점유율 순위는 재미있게도 3위, 4위, 5위는 모두 넥슨이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넥슨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만족할 수 있는 순위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게임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다.

3위를 차지한 서든어택은 한때 19%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며 기세를 높이기도 했지만 6월 15일 기준, 서든어택은 9.7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버워치 출시 초기에 LOL이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에 반해 서든어택의 점유율은 거의 줄어들지 않아 '서든어택은 오버워치 충격파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

서든어택의 점유율 하락은 오버워치와 동일한 FPS 장르이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서든어택 2의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서든어택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서든어택2가 출시되고 난 후에야 '서든어택'이라는 브랜드 자체의 생명력이 여전히 건재한지, 아니면 오버워치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론: 실망스럽겠지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피파온라인3는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금일 기준으로 5.49%의 점유율을 보였다. 얼핏 보면 피파온라인3도 오버워치 출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피파온라인3의 점유율 하락은 오버워치의 등장으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버워치 출시 이전부터 운영적인 측면에서 생긴 마이너스 요인으로 인해 점유율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점유율 하락에 외부요인이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점유율 하락의 책임을 피파온라인3가 온전히 갖고 있다는 뜻이다. 핑계거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넥슨 입장에서는 더욱 입맛이 쓴 피파온라인3의 점유율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애초에 다른 게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므로, 피파온라인3의 개발과 운영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다시금 점유율을 올릴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즉,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본인만 잘 하면 되는' 상황인 셈이다. 어떤 면에서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상황에 처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파 아메리카, 유로 2016 등 월드컵 이후 축구에 관심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시기임에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론: 불만족스러운 성적표. 다시 성적을 올릴 고민이 필요한 상황.

오버워치 등장 이후 대부분의 게임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던전앤파이터는 오히려 점유율이 오르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넥슨 PC방 3대장' 중에서 점유율 자체는 가장 작지만, 기세는 가장 등등한 게임이라 하겠다.

해당 지표는 던전앤파이터가 이미 단단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LOL이 4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해도, 서든어택과 피파온라인3가 3강 체제를 구축할 정도로 치고 올라갔을 때에도, 오버워치의 출시 이후에도 던전앤파이터는 3%대 전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골수 지지층이 확보된 게임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새로운 유저를 불러들이지 못 한다는 점은 고민일 수 있지만, 기존 유저를 경쟁 게임에 빼앗기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던전앤파이터의 상황으로 보인다. 앞선 소개한 게임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상대방과 경쟁한다'는 개념 하에 의미를 지니는 게임이라면, 던전앤파이터는 '아이템 파밍'에 강점을 두고 있는 게임이다. 애초에 다른 카테고리에 속한 게임이기 때문에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PC방 점유율에 큰 관심이 없을런지도 모른다.

결론: 종목(?)이 다르기에 덜 피곤한 상황. 때문에 만족스러움.

하루 전까지 Top5 안에 들어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사실 강 건너 불구경이다. 언제나 중위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고, 소위 아재로 불리는 유저들이 꾸준히 게임을 즐겨주고 있어 신작 경쟁에 따른 점유율이나 유저 이탈은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리니지를 소재로 한 e스포츠 대회 LFC(Lineage Fighting Championship)를 준비하는 만큼 상위권 싸움과 별개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해볼만하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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