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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외개인·정글, 날벼락 뒤 땅 굳어지길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6-16 11:26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출연자 논란은 프로그램에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KBS2 '나를 돌아봐'는 장동민이 고정 발탁 직후 '이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이면서 직격타를 맞은 뒤 결국 그 여파가 폐지로 이어졌다. '출발 드림팀'은 프로그램 종영을 앞둔 상황에서 MC 이창명이 음주운전 의혹에 휩싸이면서 불명예스런 퇴장을 했다. tvN '시간탐험대3' 또한 유상무 논란으로 뒷맛이 씁쓸하다.

이들은 이미 떠난 방송이지만, 아직 갈 길이 먼 프로그램들은 어깨가 무겁다. KBS2 새 예능 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이하 '외개인')과 SBS '정글의 법칙in파푸아뉴기니'는 날벼락을 정통으로 맞고도 꿋꿋하게 앞길을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외개인'은 '외국인 개그맨'을 뜻하는 말로, 대세 개그맨들이 외국인을 후계자로 트레이닝 시키는 모습을 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장 뛰어난 후계자는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는 기회를 얻게 된다. 화려한 라인업과 신선한 포맷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방송을 코 앞에 두고 벌어진 출연자 유상무의 성폭행 미수 사건으로 인해 곤혹을 치렀다. '외개인'은 원래 예정돼 있었던 제작발표회를 급히 취소했고, 5월 21일로 예정됐던 첫 방송 날짜도 밀리고 밀린 끝에 6월 5일로 확정됐다.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서 일요일 오전으로 편성 시간도 변경됐다. 유상무는 방송에서 하차했고, 녹화분은 모두 편집됐다.

그럼에도 시작 단계에서 받은 '외개인'의 내상은 가볍지가 않았다. 결국 '외개인'는 금주에 예정된 녹화를 미루고 재정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준비 기간을 가진 뒤 다시 녹화를 재개할 방침이다.

'정글의 법칙'은 파푸아뉴기니 후발대로 참여한 강인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에 휘말리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강인은 녹화를 모두 마친 상태기에 제작진으로서는 향후 모든 방송분에서 최대한 편집하는 것 외에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후발대 편에서 강인을 최대한 편집하며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제작진이 강인으로 입은 피해로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SBS와 SM 양측은 "소송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황. 실제로 프로그램이 출연자 논란으로 인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소송설은 '정글의 법칙'이 짊어진 고충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MBC 라디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또한 지난 2006년 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조영남이 대작 논란에 휘말리면서 임시 DJ 체제로 꾸려가고 있다. 조영남은 MBC를 통해 "청취자에게 미안하지만 논란과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방송을 진행하기 어렵겠다"며 지난달 17일부터 자리를 비웠다. 이에 이상우, 이문세 등이 그의 빈 자리를 채웠고, 박수홍이 지난달 30일부터 임시DJ로 진행을 맡고 있다.

예견되지 않은 출연자의 논란으로 날벼락을 맞은 프로그램들이 녹화 중단과 재정비와 통편집 등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이들 프로그램이 때 아닌 위기를 딛고 더욱 시청자와 가까워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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