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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이서진을 수식하는 말이 어느덧 늘었다. 할배들의 짐꾼, 농부 그리고 주부 혹은 요리사까지. 그래도 역시 배우 이서진이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린다. 이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 바로 최근작 MBC 드라마'결혼계약'이다. '결혼계약'은 8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매회 아름다운 영상미와 가슴 절절한 스토리 전개,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아내며 웰메이드라는 찬사 속에 종영했다. 이서진은 예감했던 결과이다.
"원래 대본에서 한지훈은 착한 캐릭터였어요. 처음엔 거절하려 하다 한번 만나서 의견을 얘기해보면 어떻겠나 싶었죠. 정유경 작가와 원래 알던 김진민PD와 동행해 '(지훈이) 너무 착하다. 원래는 제멋대로인 캐릭터였다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면 매력 있을 것 같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3일만에 작품을 수정해줬죠. 감동했고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 먹게 됐어요."
이후 이서진은 작가를 믿었고 감독을 믿었고 동료를 믿었다. 또 자신을 믿었다. '결혼계약'은 그 믿음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었다. 특히 그는 화제의 결말에 대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여인의 시한부 인생을 그대로 받아들인 듯한 지훈의 먹먹한 모습은 전에 없던 감동을 선사하지 않았던가. "대본 나오기 전부터 무조건 슬프게 끝나야 된다 싶었어요. 하지만 억지로 울리려는 것 보단 아름다우면서 슬픈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혜수가) 죽는 것을 보면서 오열하는 거 말고요. 이미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다 보여줬잖아요. 끝을 보여주기 보다 마무리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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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에게 상대 배우 유이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더니, 제 몫을 다 해낸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이의 역할이 어려웠어요. 애 엄마를 꺼려하는 연기자들이 많은데 무려 애 엄마에 시한부잖아요. 캐릭터 나이가 29살인데, 정말 그 또래고 유이가 잘 소화할 것 같아 제안했고 역시나 잘해줬어요." 그는 처음 봤을 때 밝고 씩씩했던 유이가 그래서 더 안쓰러운 순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후배에 대한 진한 애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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