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캠핑카를 몰고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은 MBC 창사55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옥중화'로 돌아온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 입니다.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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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시작한 것이 '허준' 부터였습니다. 이후 늘 드라마를 시작할 때 마다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놓는데 시청자들은 '허준' 짝퉁, '대장금' 짝퉁이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러면 기가 죽습니다. 아무리 (제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고 노력해도 보는 분들에게 새롭지 않은 것은 새롭지 않은 것이겠죠. 그래서 항상 두렵습니다."
참, 그런데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도 두렵고 떨렸답니다. 바로 제작발표회 직후 이병훈 PD를 납치해야하는 미션 때문인데요. 관계자가 제작발표회 직후에도 이 PD의 스케줄이 꽉 차있다고 이야기해 거절당할까봐 더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제작발표회가 끝나고 저희는 단상 아래에서 지인들과 인사하는 이병훈 PD를 만났습니다. "드라마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만 10명 넘는 지인들과 나눈 이병훈 PD. 한 눈에 봐도 참 바빠보였습니다. 그 사람들을 뚫고 드.디.어. 이병훈 PD에게 명함을 내밀었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스포츠조선 기자입니다. 저희....잠시 시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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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이병훈 PD는 친절했습니다. 이 때다 싶었습니다. 출장토크의 초대장을 불쑥 그에게 내밀었죠. 갑자기 자신의 눈 앞에 등장한 초대장에 이 PD의 눈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카드를 읽어 내려가는 이병훈 PD의 호흡을 쫓아가면서 기자들의 가슴은 더 크게 뜁니다. 마침내 그의 입이 열립니다. "드라마 하는 저희도 요즘 많이 힘든데, 기자님들도 많이 힘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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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PD는 이날 지금까지 총 1100여편의 드라마를 연출해고 그 중 750편이 사극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그에게 사명이자 운명이 되어버린 사극입니다.
"내가 지금 멜로를 연출한다고 해도 젊은 사람의 감성을 쫓아갈 수도 없어요. 전문화 시대다보니 늘 하던 사극을 계속 하게 된거죠. 이젠 책을 봐도 역사와 관련된 책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데 사극이라고 해도 결국은 인간이 사는 이야기에요. 갈등이 존재하고 사랑도 존재하는 거죠. 저는 사극을 하면서 주제를 먼저 생각하진 않아요. 첫 번째가 재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려면 어떤 소재를 다루면 될까를 생각해요. '옥중화'의 경우, MBC 측에서 먼저 '대장금'과 '동이'를 잇는 여성의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저 역시 여성의 이야기는 귀하고 흔치 않으며 정치적으로 휩쓸리기보다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모험과 사랑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시작하게 됐죠. '옥중화'는 재미있고 모험심이 가득한 사극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지하감옥을 배경으로 하지만 밝은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마치 톰 소여의 모험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는 드라마라고 할까요. 활극도 들어가고 주인공이 마치 몽테크리스토 백작같은 인물로부터 무술을 배웁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울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절대 뒤를 예측할 수가 없는 거죠. 거기서 오는 새로운 재미가 분명 있을 겁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하기 위해서 거장인 이병훈 PD도 드라마를 모두 다 모니터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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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PD가 곧 브랜드가 된 시대, 그는 여전히 모든 드라마를 꼼꼼히 모니터하고 먼저 나서 좋은 배우는 물론, 좋은 스태프를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것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병훈 PD하면 함께 작품하고 싶다고 할 사람들이 줄을 설텐데도 말이죠. 그것이 곧 그가 과거에도 거장이었고 현재도 거장인 이유였습니다.
출장토크②에서 계속
sypova@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