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이은 "4년 공백, 차라리 잊혀지고 싶었다"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4-05 09:30


배우 이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3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저 같은 중고 신인 믿어준 회사를 위해 '플러스'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1999년 광고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벌써 데뷔 17년 차를 맞이한 배우 이은. 오랜만에 활동에 기지개를 켠 이은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중고 신인'이라고 칭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는 긴 공백기가 있었다. 1999년 데뷔 이후 MBC '뉴하트' '궁'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 영화 '외톨이 '아름다운 유산'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해 오다가 2012년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를 끝으로 방송 활동을 접었다.

'배우'로 기억되고 싶었던 이은에게는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누군가의 전 여친'이라는 꼬리표.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등 감당하기 힘든 아픔들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연예계를 떠났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안들었어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지워지고 싶었죠. 포털 사이트에 제가 검색되는 것 조차 힘들었어요. 저는 연기자로 알려지고 싶었는데, 연기자가 아닌 모습으로 관심을 받게 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배우 이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30.
이후 이은은 장녀로서 아버지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가족들을 위해 잡히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지하철 편의점, 카페, 수영장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증권 회사, 광거 에이전시 회사까지 안해 본 일이 없다. 그렇게 그는 '연예인'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모두 지웠다.

"연예인이었던 제가 회사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는 하는 게 망설여지지 않았냐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저에게는 자존심보다 딸로서 누나로서 지켜야할 책임감이 더 컸어요. 동생도 결혼 시켜야 했고, 상처받은 엄마를 보듬어야 했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데 뭐가 부끄럽겠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으면 반갑게 인사하고 그랬어요"

그랬던 그녀가 다시 용기를 내 4년만에 연예계로 다시 돌아왔다. 이은은 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연예계에 다시 발을 내딛게 됐을까.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소속사 이사님을 찾아오셨어요. '너도 이제 너의 인생을 살 때가 되지 않았냐'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에 힘이 났어요. 사실 제가 연예인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열심히 했던 것도 내 가족, 친구 등 다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였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일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어요. 물론 저를 위해서기도 하구요. 그래서 지금 더욱 잘 돼서 신세 갚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커요"

4년만에 방송에 복귀한 이은은 선택한 프로그램은 온스타일 '매력TV'다. '매력TV'는 따라하고 싶은 매력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주목 받는 10인의 셀럽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이은은 '오지랖퍼'라는 애칭으로 셀럽부터 일반인들을 직접 만나 매력을 찾아낸다.
배우 이은 인터뷰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30.
"'매력TV' 컨셉트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는데 그 고통스러운 순간에서도 아버지가 저에게 어떻게든 말을 걸고 대화를 하시려고 했어요. 그때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누군가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컨셉트가 정말 좋았죠."

"'매력TV'에 꼭 모시고 싶은 분이 있어요. 바로 이경규 선배님.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어요. 굳이 '매력TV'를 통해서가 아니라 선배님이 딸 예림양과 함께 출연하고 계신 tvN '예림이네 만물트럭'에도 출연해보고 싶어요. 이경규 선배님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고의 위치에서 꾸준히 한 길만 걷고 계시잖아요. 그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TV로 보고 있으면 저까지 기를 받는 느낌이에요."

이은은 이렇게 어렵게 다시 연예계로 돌아왔다. 힘들었던 과거를 지우고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펼치게 될 이은의 행보에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