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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학교' 종영②] 'KBS 방학 학원물 불패 신화' 깨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3-08 10:0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망했을까.

KBS2 월화극 '무림학교'가 8일 종영한다. '무림학교'는 취업과 스펙 쌓기가 아닌 정직 신의 생존 희생 소통 관계 등 사회에 나가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덕목을 배우는 무림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20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사실 '무림학교'는 KBS 측에서도 자신만만하게 내놨던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까지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방송된 KBS 학원물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학교 2013'(2012년 12월 3일~2013년 1월 28일), '공부의 신'(2010년 1월 4일~2010년 2월 23일), '드림하이1'(2011년 1월 3일~2011년 2월 28일) 등이 화제성과 작품성 면에서 인정받으며 수많은 스타들을 발굴해내는데 성공했다. 방학 시즌 KBS 학원물 불패 법칙을 이어갔던 것. 그만큼 '무림학교'도 이들의 계보를 잇는 수작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작품은 방송 전부터 '글로벌 대작'이라는 문구를 내걸며 남다른 스케일을 보여줬고 이소연PD 역시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성적표는 처참했다. 1월 11일 첫 방송된 1회가 5.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고 조기종영설이 불거진 뒤에는 3%대로 추락했다. 급기야는 11회(2.6%), 14회(2.8%), 15회(2.3%)가 2%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종합편성채널보다도 뒤쳐진 수치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극의 구성이 너무나 허술했다. 이전에 성공을 거뒀던 작품들은 모두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학교'는 이 시대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큰 공감대를 형성했고 '드림하이'와 '공부의 신'은 스펙쌓기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런 짜임새 있는 구성에 1020층 뿐 아니라 사춘기 자녀를 기르는 4050 시청자층까지 응답하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무림학교'는 달랐다. '무림학교'의 배경은 대학 캠퍼스이고, 주인공들도 20대 청춘이란 설정이다. 20대 초반의 청춘들은 보다 깊은 고민을 하며 자아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데 '무림학교'에서는 그런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저 심순덕(서예지)을 사이에 둔 윤시우(이현우)와 왕치앙(이홍빈)의 사랑싸움만 유치하게 그려졌을 뿐이다. 'N포세대'라 불리는 요즘 청년들에게 얼토당토 않은 목걸이 사랑싸움이 공감대를 형성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근간이 되는 '무협'에 신경을 썼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도 못했다. 그저 예쁜 액션을 찍는데 치중한 나머지 무협 이야기는 잊어버렸다. 어설프게 윤시우와 왕치앙의 브로맨스와 대립을 끼워넣었을 뿐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합격점을 받는데는 부족했다. 중견배우들과 이현우가 선방하긴 했지만 다른 신인급 배우들과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미달이었다. 연기 첫 도전에 나선 이홍빈의 경우 극 초반 '발연기 논란'에 휘말렸고 극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혹평을 받아야 했다. 서예지와 정유진의 연기력도 크게 감탄할 만 하지 않았다. 신인 배우들의 어설픔을 커버해 줄 중견배우들의 비중은 사라진지 오래. 여기에 외국인 배우들의 발음을 알아듣기 어렵다는 의견까지 이어졌다. 차라리 자국어 혹은 영어로 말하고 자막을 넣는 편이 더 편했을 것이란 의견이 줄을 이었다.

결국 '무림학교'는 '병맛'도, '로맨스'도 살리지 못한 어중간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솔직히 예견된 결과였다. 너무 급하게 손을 댄 느낌이다. 이전까지 KBS 학원물과는 급이 달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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