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망했을까.
|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극의 구성이 너무나 허술했다. 이전에 성공을 거뒀던 작품들은 모두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학교'는 이 시대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큰 공감대를 형성했고 '드림하이'와 '공부의 신'은 스펙쌓기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런 짜임새 있는 구성에 1020층 뿐 아니라 사춘기 자녀를 기르는 4050 시청자층까지 응답하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무림학교'는 달랐다. '무림학교'의 배경은 대학 캠퍼스이고, 주인공들도 20대 청춘이란 설정이다. 20대 초반의 청춘들은 보다 깊은 고민을 하며 자아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데 '무림학교'에서는 그런 모습은 보여지지 않았다. 그저 심순덕(서예지)을 사이에 둔 윤시우(이현우)와 왕치앙(이홍빈)의 사랑싸움만 유치하게 그려졌을 뿐이다. 'N포세대'라 불리는 요즘 청년들에게 얼토당토 않은 목걸이 사랑싸움이 공감대를 형성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근간이 되는 '무협'에 신경을 썼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도 못했다. 그저 예쁜 액션을 찍는데 치중한 나머지 무협 이야기는 잊어버렸다. 어설프게 윤시우와 왕치앙의 브로맨스와 대립을 끼워넣었을 뿐이다.
|
|
결국 '무림학교'는 '병맛'도, '로맨스'도 살리지 못한 어중간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솔직히 예견된 결과였다. 너무 급하게 손을 댄 느낌이다. 이전까지 KBS 학원물과는 급이 달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