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순정'은 비록 관객몰이에선 아쉬웠지만, 의미 있는 결실 하나를 거뒀다. 바로 '배우'들이다.
반면 20대 초반 배우들이 주연으로 영화를 이끌어갈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이 출연할 만한 청춘물이나 학원물도 TV 드라마와 달리 영화로는 많지 않다. 배우들이 성장할 기회도 제한돼 있다. 그런 점에서 어린 배우들에게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준 '순정'은 조금 더 후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도경수를 제외한 네 명의 배우는 모두 아역 출신이다. 이다윗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고 2011년 '고지전'으로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일찍부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다영은 '미세스 캅', '신들의 만찬', '추노', '대왕세종' 등 무려 30편에 가까운 출연작을 보유한 실력파 연기자다. 김소현도 '해를 품은 달', '후아유-학교 2015',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을 통해 차세대 여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서번트 증후군 소년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받았던 연준석 또한 연기력에선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도경수도 예외는 아니다. '순정'은 도경수의 첫 주연작이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로서는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배우로서는 이제 막 걸음을 뗀 신인일 뿐이다. 유명세가 아닌 연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도경수에게 이 영화는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됐다.
'고흥 오총사'는 앞으로 한국영화를 책임질 재목이다. 그리고 '순정'은 한국영화의 미래가 될 '얼굴'을 관객들에게 미리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다른 영화들은 하지 못한 '기특한 일'을 '순정'이 해낸 것이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